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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령 씨 |
대선후보 TV토론에서 박근혜 후보가 '10.26사건' 후에 공짜로 받은 ‘6억원’과 성북동 집을 둘러싸고 세금 문제 등이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박 후보의 동생 근령 씨(육영재단 어린이회관 이사장)가 또다른 의혹꺼리를 제공해 논란이 일 전망이다.
근령 씨는 의 10일자 <미디어오늘>과의 인터뷰에서 ‘6억원’의 용처에 대해서는 정확히 알지 못하며 또 이 돈을 만져보지도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근령 씨는 “육영수 여사가 미국의원이 ‘혼자 써라’고 준 돈 25만 달러를 털어서 ‘정수직업훈련원’을 만들었다”고 밝힌 바 있다.
[미디어오늘 인터뷰 전문] 박근령, 청와대 6억? “어디에 쓴지 모른다”
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06470
근령 씨는 인터뷰에서 “이정희 후보가 청와대 6억원 문제를 제기했다. 어디에 사용했는가”라는 취지의 질문에 “대통령은 통치자금이 있다. 통치자금이 없는 대통령이 어디 있나? 말해보라”며 박정희 일가의 청렴성을 강조하면서 정수직업훈련원을 예로 들었다. 그러나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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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오늘> 10일자에 실린 박근령 씨 인터뷰 일부 |
재미 탄사전문 블로거 안치용 씨는 10일 자신의 블로그에 <‘육영수 용돈 25만달러로 정수직업훈련원 만들었다’-천만에, 그 돈은 USAID의 ASHA 원조자금입니다> 제하의 글에서 근령 씨가 인터뷰 한 내용이 사실이 아님을 증명했다.
안 씨는 “이 돈은 미국 국제개발처 AID의 ‘해외 미국학교병원’ 프로그램의 원조자금으로 미국정부가 지원할 당시부터 학교 등의 교육시설에 사용되도록 지정된 돈이어서 이 돈을 미국 의원이 ‘육영수여사에게 혼자 알아서 써라’고 준 ‘눈 없는 돈‘이라는 박근령 씨의 주장은 박근혜의 6억원 수수에 이어 박 대통령 일가가 공금을 사유재산처럼 인식하고 있음을 다시한번 보여주고 있다.”고 꼬집었다.
안 씨는 또 “특히 박근령 씨의 주장대로 육영수 여사가 직접 25만 달러를 받고 ‘눈 없는 돈’으로 생각했다면 육 여사 또한 미국정부의 원조자금을 개인적으로 받음으로써 부적절한 처신을 했다는 비난을 면할 수 없게 된다”고 지적했다.
안 씨는 이어 “54년생인 근령 씨는 이 사건이 일어났을 때 20살이 채 되기 전이어서 이같은 이야기를 육영수 여사 등 부모로 부터 전해 들었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박 대통령 부부가 공금에 속한다고 볼 수 있는 미국정부 원조자금을 개인돈으로 인식할 정도로 ‘문제’가 많았음을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근령 씨는 인터뷰에서 “68년인가 69년도에 패스만 미국 하원의원이 한센인병 정착촌 찾고, 소록도도 가면서 좋은 일을 하는 영부인이 따로 쓸 수 있는 돈이 없다는 얘기를 듣고 어머니께 ‘이건 당신이 혼자 알아서 써라’라면서 줬다. ‘눈 없는 돈’이라고 하나? 단체나 국가를 끼고 한 것이 아니라 어머니에게 25만 불을 줬다. 거기서 1만 불도 안 남기고 그대로, 우리가 가난한 이유가 그것이다, 그대로 아버지와 의논하셔서 정수직업훈련원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근령 씨는 박 대통령 부부가 ‘눈 없는 돈’조차도 공적으로 사용하였기 때문에 “우리(박 대통령 유족)가 가난한 이유가 그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안치용 씨는 “이는 사실과 너무나도 동떨어진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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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대 중반 정수직업훈련원을 시찰중인 박정희 대통령 |
정수직업훈련원은 한국인들에게 미국원호처로 잘 알려진 USAID(미국 국제개발처)가 운영하는 ASHA프로그램(AMERICAN SCHOOLS AND HOSPITAL ABROADS), 즉 ‘해외미국학교병원’프로그램의 기금에 의해서 세워졌다. 미 국제개발처는 정수직업훈련원 외에도 서강대학교, 인덕대학 그리고 장로회 메디칼센터 등에도 1976년 AHSA 기금을 원조한 것으로 확인됐으며, 서울대학교, 한국개발연구원, 한국과학기술연구원 등도 USAID의 원조를 받았다.
육 여사에게 25만 달러를 주면서 ‘혼자 알아서 써라’고 했다는 오토 패스만 하원의원은 ‘코리아게이트’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인물이다, 그는 미국 연방하원 내 외국원조소위원회 위원장으로서 한국은 물론 개발도상국에 ‘생사여탈권’을 가졌다고 할 만큼 큰 힘을 지니고 있어서 외국원조소위원회 산하 정부기관인 USAID 에 절대적 영향력을 행사하던 인물이었다.
이 패스만 의원은 미국 내 최대 쌀 생산지의 하나인 루이지애나주 출신으로 박동선을 통해 한국에 쌀을 팔면서 USAID에 압력을 가해 한국에 쌀 구매자금을 지원해 주기도 했다. 1978년 ‘코리아게이트’ 청문회에서 USAID 관계자는 “예산이 다 배정된 상태에서 패스만이 한국에 자금을 지원하라고 요구해 큰 어려움을 겪었다”고 증언한 바 있다.
바로 이 패스만 의원의 주선으로 미 국제개발처가 ASHA프로그램에 따라 1973년 25만달러를 한국에 지원했고, 이 돈으로 정수직업훈련원이 건립돼 1973년 9월 개교했다. 따라서 근령 씨가 주장하는 ‘어머니 혼자서 쓰라고 준 돈’, ‘눈 없는 돈’ 이라는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 만약 육 여사가 패스만이 주선한 미국정부 원조자금을 ‘용돈’정도로 생각하고 받았다면 이는 심각한 부정행위다.
한편, 이같은 사실은 당시 언론의 보도를 통해서도 손쉽게 확인할 수 있다. <매일경제>는 1973년 5월 10일자 ‘정수직업훈련원’ 기사에서 “미국의 USAID 원조자금 25만달러 제공을 계기로 본격화되면서 그 구체적인 결실로 나타나게 됐다”고 보도했다. 또 <경향신문>도 1973년 7월 24일자 기사에서 “정수직업훈련원은 오토 패스만 의원이 기증한 특별원조기금 25만달러를 기금으로 세운 학교”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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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73.5.10)에 실린 정수직업훈련원 관련 기사 |
상황이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그간 정수직업훈련원은 마치 육영수 여사가 미국 국회의원으로부터 받은 개인적 후원금을 희사해 만들었다는 식으로 선전, 교육돼 왔다. 그로 인해 인터넷 등에 게재된 정수직업훈련원 관련 내용은 대부분 육 여사가 사재를 털어 세웠다는 식으로 나와 있다. 또 ‘정수직업훈련원’과 ‘박근혜’라는 단어가 들어간 글들 가운데 일부는 무슨 영문인지 삭제돼 있어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문제 제기를 한 안치용 씨는 글을 맺으면서 “박 대통령 일가는 미국정부의 원조기금을 자신들에게 준 ‘용돈’ 정도로 생각하고 있으며 마치 국민들에게 자신들의 사재를 털어 큰 혜택을 베푼 것처럼 믿고 있다”며 “박근령 씨의 확신에 찬 말투로 봐서 추호도 미국정부의 원조기금을 공금으로는 생각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안 씨의 주장대로라면 박 대통령 자녀들은 아직도 ‘박씨 왕조’ 시대를 살고 있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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