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윤선 문화체육부 장관, 그녀를 가리켜 외국계 기업 여성 CEO를 연상한다고 하기도 합니다. 서울대 외교학과 졸업, 사법시험 합격, 국내 최고의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 한국씨티은행 법무본부장, 국회의원, 청와대 정무수석, 여성가족부 장관, 문화체육부 장관 등 그녀의 경력은 ‘세상에 이런 일이’라고 할 정도로 드물고 화려합니다.
조 장관은 사법고시를 패스하고 정치하는 사람치고는 문화에 대한 이해가 높다는 평을 받습니다. 이미 그녀는 ‘미술관에서 오페라를 만나다’와 ‘문화가 답이다’라는 문화 관련 책도 두 권이나 냈습니다.
‘문화가 정치’이고, ‘문화가 외교’라고 강조했던 문화 전문가인 조윤선 문화체육부 장관, 그녀가 문화계 블랙리스트를 작성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김기춘 지시 조윤성 정무수석이 작성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문화계블랙리스트’는 현 정부에 비협조적인 문화계 인사들을 파악해 예산과 지원 배제 등의 불이익을 통해 관리하려고 만들었다고 알려진 명단입니다. 박근혜 정부가 ‘세월호 시국 선언 동참자’나 문재인, 박원순 후보 지지 선언에 참여한 문화예술계 명단을 작성했다는 말이 실제로 드러난 것입니다.
이 명단을 도대체 누가 작성했을까요? 유진룡 전 문체부 장관은 CBS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에서 “2014년 6월 블랙리스트를 직접 봤다”면서 “김기춘 비서실장의 지시라고 하면서 모철민 수석이나 김소영 비서관을 통해 문체부로 전달됐다”라고 밝혔습니다.
유진룡 전 문체부 장관은 “블랙리스트느 정무수석실의 국민소통비서관실에 의해 작성됐다”라고 말했습니다. 당시 정무수석은 조윤선 현 문체부 장관이었고, 국민소통비서관은 정관주 현 문체부 1차관이었습니다.
‘박 대통령의 여자, 그림자 조윤선’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문화에 대한 안목과 인식이 높아 책까지 내고 장관까지 하는 사람이 어떻게 문화계 블랙리스트를 작성했을까? 라는 의문도 들었습니다.
조윤선 장관이 박근혜 대통령과 깊은 인연을 맺은 것은 2012년 대선 때였습니다. 대통령 후보 수행 대변인으로 박 후보를 따라다니면서 여성 특유의 공감대를 이루며 각별한 관계를 맺었다고 합니다.
조선일보는 조윤선 장관이 박근혜 대통령을 어떻게 대했는지 보여주는 일화를 소개했습니다.
“조윤선 내정자가 공직에서 물러나 있을 때 한 행사에 참석했다. 눈에 확 띄는 화려한 색상의 옷을 입고 나타났다. 다른 참석자가 ‘오늘 행사에 박 대통령이 오신다’고 하자, 조 내정자가 상당히 당황하는 기색을 보이더라. ‘왜 그러느냐’고 물었더니 ‘대통령 오시는 줄 알았으면 눈에 안 띄는 옷을 입었을 텐데’라고 답하더라. 박 대통령 앞에선 절대 튀지 않는 처신이 몸에 배어 있는 것 같았다.”
조윤선 장관은 박근혜 대통령이 2014년 중국을 방문했을 때는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해서 ‘박 대통령의 여자’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습니다. 박근혜의 여자로 그림자처럼 티 내지 않고 조용히 박근혜 대통령을 수행했던 조윤선 장관, 이런 그녀의 행동을 본다면 블랙리스트 작성이 가능하다는 생각도 듭니다.
‘영화 ‘남영동1985’ 배급사는 물론 ‘윤이상 재단’까지’
문화계 블랙리스트를 보면 야당 정치인의 멘토단으로 참여하거나 관련 책 등을 출판한 곳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와 상관없이 순수하게 현대사를 다룬 영화를 배급했다는 이유만으로 블랙리스트에 오른 배급사도 있습니다.
‘엣나인필름’은 김근태 의원이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22일 동안 고문을 받았던 사건을 다룬 ‘남영동 1985’의 배급사였습니다. 예술영화나 독립영화를 수입, 배급하는 중소 업체였던 ‘엣나인필름’은 ‘남영동 1985’를 배급했다는 이유로 블랙리스트에 올라, 2013년 이후 문체부 예산을 한 푼도 지원받지 못했습니다.
이밖에 세계적 작곡가를 기리는 ‘윤이상 평화재단’이나 ‘극단 산울림’,’창작과 비평’ 등 문화 예술에 꼭 필요한 단체와 회사들이 블랙리스트에 올라 예산이 삭감되거나 심의에서 탈락하기도 했습니다.
‘문화 블랙리스트가 답이다’를 보여준 조윤선’
2016년 서울시청 시민청 갤러리에서는 ‘라 콜라보라시옹, 프랑스의 나치부역자들’이라는 전시회가 열렸습니다. 독일이 프랑스를 점령하던 시기 나치에 협력했던 부역자들의 행위 등이 담긴 ‘콜라보라시옹의 주역들’ ‘공공의 적’ ‘경찰 조직의 콜라보라시옹’ ‘문화예술계와 언론계의 나치 부역’ ‘경제계의 나치 부역과 강제동원’ ‘가자, 전선으로! 독일군과 함께!’ 등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프랑스는 독일이 물러간 후 단호하게 나치 부역자 척결을 했습니다. 프랑스는 특히 언론, 문인,예술가 등 지식인들의 부역을 더 엄하게 처벌했습니다. 그들이 가진 재능이 얼마나 영향력을 끼쳤는지 알기 때문입니다.
조윤선 문화체유북 장관은 사법시험을 통과하고 여성으로 금융회사 임원을 거쳐 금배지를 단 엘리트 여성이었습니다. 여가부, 문체부 장관, 청와대 정무 수석 등 정치적으로 성공한 인물입니다. 예술적 재능이 뛰어나 문화와 융합된 정책을 통해 예술가들을 우대할 것이라 믿었습니다. 그러나 그녀는 지금 문화계 블랙리스트를 작성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으며 증거를 없애려고 했다는 정황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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