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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지점도 못찾고선 어떻게 ‘사고조사’ 했나
[기획연재-18] 안기부, 사고지점 속여... 미얀마 보고서와 200km 차이나
 
신성국 기사입력  2012/11/01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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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아직도 대한항공 858 여객기가 어디서 어떻게 사고가 났는지 알지 못한다. 이 글을 통해 사고 지점과 사고 원인을 속인 안기부의 발표를 모두 뒤짚고자 한다. 전두환 정권이 발표한 KAL858기 추락 사고 지점은 거짓으로 밝혀졌다. 안기부가 발표한 사고 지점은 한국 외무부와 태국 정부의 발표와 무려 400km(220노티컬마일)의 차이를 보여주고 있다.

"KAL858기가 URDIS(어디스)를 지나 3분정도 비행한 뒤 폭발했다." (안기부 발표)

"추락 지점의 위치는 항공기 위치 통보 포인트 어디스와 타보이 사이의 안다만해역, 북위 14도 45분, 동경 95도 38분지점이었다" (국정원 답변서)

대한항공과 안기부(국정원) 모두 최종 교신 지점을 어디스(URDIS)로 발표하였다. 그러나 사고 합동 수색팀장 외무부 2차관보 홍순영과 랭군 관제소(ACC), 방콕 라디오국, 태국 공군은 어디스(URDIS) 지역의 레이다망에 나타나지 않았다고 발표하였다. 어디스 이전인 톨리스(TOLIS)라고 발표하였다.

1987년 12월 10일 수색 지원을 위해 현지 출장중이던 홍순영 당시 외무부 차관보는 "KAL858기는 태국 레이더 망에 들어오질 않았다. 즉 태국 비행구역 안에는 안들어왔다는 얘기지요. 미얀마에서는 그 시간에는 레이더가 작동하지 않고 있었습니다." (강성구 앵커, MBC 뉴스데스크, 1987년 12월 10일자)


 비행기 추락사고 현장 사진으로 본 기사와 직접 관련 없음.



안기부가 지정한 추락지점은 어디스와 타보이 지역으로서 태국 레이더망 내에 위치하지만 홍순영 외무부 차관보와 태국 항공 교신을 책임진 방콕의 라디오국은 방콕 관할 구역 위치 통보 포인트인 TANEK에 도착하지 않았다고 하였다. 미얀마 랭군 관제소 역시 TOLIS에서는 교신을 했지만 URDIS에서는 아무 연락도 없었다고 수 차례 밝혔다.

대한항공 858기는 URDIS 이전 위치인 TOLIS 지역에서 최종 교신을 하였음이 드러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한항공과 안기부는 사고지점을 URDIS로 발표하였으니 기가 막힐 일이다. 일본의 아사히신문은 사고 당시 미얀마의 랭군 관제당국에 직접 문의한 결과를 토대로 최종 교신 지점이 URDIS가 아니라 TOLIS라고 보도하였다(1987년 11월30일자, 12월 5일자)

교통부의 사고조사 보고서도 여객기가 URDIS를 통과하지 않았음을 기술하고 있다.

"항로상의 URDIS 도착 전 사내 교신지점에서의 보고는 없었음" (교통부 조사 보고서)

태국 방콕 라디오국의 항공 관할 매니저인 파렛은 "랭군 항공 관제소는 KAL858과 TOLIS에서는 교신을 했지만 URDIS에서는 아무런 연락도 없었다"고 대답해주었다. 대한항공 858기 사고 위치에 대한 안기부 발표는 관할 국가들의 교신 기록과 증거에 의해 거짓으로 밝혀졌다. 또한 미얀마 당국의 사고 조사 보고서와 안기부 발표의 사고 지점도 서로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미얀마 사고 조사 보고서의

사고 지점

북위 14.33 동경 97.23

안기부 발표의 사고지점

북위 14.45 동경 95.38

미얀마 보고서의 사고 지점은 안기부 발표와 무려 200여km의 거리상 차이가 나고 있다. KAL858기가 어느 지점에서 사고가 발생했는지 아직도 오리무중 상태에 놓여 있다. 한 점 부끄러움없이 사고 수사를 했다는 안기부의 발표는 대국민 사기극에 불과했다.

전두환 정권은 항공기 사고 조사의 기초정보인 사고 위치조차 모르면서 도대체 무슨 조사를 했단 말인가? 사고 여객기도 찾지 못한 상태에서 사고 다음날부터 연일 북한에 의한 테러 폭파로 언론 플레이를 일삼았던 안기부와 방송 및 신문들은 진실을 은폐한 범죄집단이었다.

항공기가 어디서 추락했는지도 모르는데 어디서 무슨 조사를 했단 말인가? 전두환 정부는 KAL858기에 대한 아무런 조사도 하지 않았으며 항공기 사고 수색과 조사는 전혀 관심이 없었고 정체 불명의 인물 김현희를 국내로 압송하여 전두환의 친구이며 후계자 노태우를 대통령 자리에 올리는데 혈안이 되어있었던 것이 아닌가!

사고 지점을 속인 안기부는 물증도 속였다. 대한항공 858기 사고는 북한 테러범들이 설치한 폭발물에 의해 공중폭파된 사고로 발표하였다. 공중폭파에 의한 사고 물증으로 제시한 것이 1987년 12월 13일에 안다만 해 동쪽 연안에서 수거된 한 개의 '구명보트'였다. 400만개의 부속품으로 조립된 항공기에서 유일한 잔해로 건진 것이 '구명보트' 달랑 하나뿐이었다.

 당국이 발표한 KAL858기의 잔해와 승객 유품들

안기부 수사관은 피해자 가족들에게 공중 폭파에 의해 순식간에 항공기 동체가 완전히 산산조각이 나서 시체 한구, 잔해물 하나 발견하지 못했다고 설명하였다. 그러나 연소성이 강한 고무 재질과 플라스틱으로 구성된 구명보트가 불에 탄 흔적도 없이 멀쩡하게 발견되어 유일한 물증으로 제시되었다니 말이 되는가!

항공기 부품 중에는 불연소성을 가진 강판과 부품들이 수도 없이 많은데 왜 하필이면 불에 가장 취약한 구명보트만 발견되었는가. 더구나 국립과학수사연구소는 증거물인 구명보트를 감정한 결과 "아무런 폭파흔적이 없다"고 결론을 내렸다. 구명보트 상태에 대한 국과수의 감정결과는 "압축에 의한 손상, 압축에 의한 파손, 압축에 의한 변형, 또 마모에 의한 손상, 부식에 의한 손상, 예리한 물체에 의한 찢겨진 형태"로 보고하였다.

안기부는 강력한 폭발물에 의한 공중폭파로 발표했으나 유일한 물증인 구명보트는 과학적 분석에 의하여 폭파와 전혀 상관없는 물체로 확인되었으니 결국 KAL858기 사고가 공중 폭파에 의한 사건이라는 발표는 대국민 사기극으로 드러난 것이다. 마치 전두환이가 금강산 댐을 방어하기 위해 평화의 댐을 건설하여 국민들을 상대로 사기친 사건이 연상된다.

안기부는 김현희가 설치한 폭발물 C-4 350g과 PLX700cc의 폭파 성능은 TNT의 1.34배로서 고공을 비행하던 KAL85기는 공기압에 의한 엄청난 폭발상승 효과에 의해 통신불능상태에서 추락하였을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이 주장도 거짓으로 드러났다. 1987년 12월 4일 주 미얀마대사와 대한항공 조중훈 회장이 미얀마 민항국장이 면담할 때 "어디스 지점부터 랭군 관제탑 교신한 후부터 35분간의 Radio Contact 녹음 테이프를 수교했다"는 내용의 전문을 확인하게 된다.

김현희가 설치한 폭약이 고성능이라 3분에서 5분 내에 공중 폭파하여 시체와 동체 잔해가 하나도 남지 않고 사라졌다는 안기부의 주장은 어디스(URDis)에서 35분간 교신했다는 녹음 테이프의 존재로 인해 거짓이 되어 버렸다. 안기부의 거짓을 은폐하고 싶었던지 안기부와 대한항공은 보관 중이던 교신기록을 폐기 또는 유실하였다.

115명이 탑승한 여객기 사고를 이토록 허술하고 엉터리로 조사 발표한 부처는 안기부뿐 만이 아니다. 교통부도 그 책임을 면할 수 없다. 항공기 사고 조사를 주업무로 담당하는 교통부는 사고 합동 수색팀에 단 한명도 참여하지 않았다. 사고 현장 조사에 전혀 개입하지도 않은 교통부가 교통부 이름으로 <영문판 사고 조사 보고서>를 작성하였다. 이는 마치 박사과정도 밟지 않은 사람이 박사논문을 제출한 것과 마찬가지다.

전두환 정권이 숱한 거짓말을 필요했던 이유는 115명의 소중한 인명이 아니라 전두환의 퇴임 후 안전 보장과 광주 민중 학살의 책임을 면하기 위해 목숨을 걸고 노태우를 대통령 당선시키는 일이 아니었을까. KAL858기 사건 안에 전두환의 실체가 담겨있다. 전두환이 누구인가를 알면 KAL858기 진실이 무엇인지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김현희는 10월 14일 <TV조선>을 통해 피해자 가족들을 만날 용의가 있다고 밝혔는데 KAL858기 가족회 임원들은 김현희로부터 아무런 연락을 받은 바 없다고 한다. 김현희가 진심으로 피해자 가족들을 만날 용의가 있다면 가족회 임원들에게 직접 연락하면 될 일을 굳이 <TV조선>을 통할 필요가 없다. 가족회 임원들은 <TV조선>을 시청하지 않기 때문에 김현희 소식을 잘 모른다.

지난 6월 25일 가족회에서 김현희와 공개 토론회를 요청했을 때는 아무런 대답도 없더니 4달이 지난 지금에 와서 뜬금없이 만나자고 하니 황당할 뿐이다. 만일 김현희가 피해자 가족회와 만날 용의가 있다면 비공개적인 만남보다는 언론사 기자들을 초청한 공개석상에서 공개토론회를 갖는 것이 바람직한 일이다. 이 사건의 진실을 알고 싶어하는 피해자들과 국민들은 전국민이 지켜보는 앞에서 국민적 의혹도 해소해주고, 궁금증도 풀어주는 철저한 검증과정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피해자 일부 가족과 형식적인 만남으로 그친다면 굳이 만날 필요는 없을 것이다. 공개 토론회는 김현희에게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자신을 가짜로 모는 사람들에게 속 시원히 진실을 입증하고 증언할 기회를 주기 때문이다. 김현희는 국민적 의혹을 말끔히 해소할 수 있는 자신감이 있다면 공개 토론회 자리를 마다할 이유가 결코 없는 것이다. KAL858기 사건을 완벽하게 매듭짓고 본인도 가짜논쟁에서 벗어나고 싶다면 공개 토론회 자리를 거부하지 말고 당당히 나와서 의혹을 다 밝히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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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2/11/01 [06:01]  최종편집: ⓒ pokr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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