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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2에 다시 생각해 보는 세 사람
조영래, 권인숙, 전태일
 
김갑수 기사입력  2015/12/11 [13:37]

12.12에 다시 생각해 보는 세 사람
- 조영래, 권인숙, 전태일


“권양, 우리가 그 이름을 부르기를 삼가지 않으면 안 되게 된 이 사람은 누구인가? 온 국민이 그 이름은 모르는 채 그 성만으로 알고 있는 이름 없는 유명인사, 얼굴 없는 우상이 되어버린 이 처녀는 누구인가. 그녀는 무엇을 하였는가. 그 때문에 어떤 일을 당하였으며 지금까지 당하고 있는가…? 국가가, 사회가, 우리들이 그녀에게 무엇을 하였으며 지금까지도 하고 있는가에 대하여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이것은 1986년, 기억만으로도 살 떨리는 부천서 성고문사건의 피해자 권인숙에 대한 변론의 서두이다. 이 변론문은 개인적 고난을 일약 사회 전체의 문제로 확대시키는 폭발성 논리와 인간 근저의 감성에 호소하는 비장한 문체를 겸비하고 있다. 이 명문장을 작성한 이는 조영래 변호사였다.

매년 12월 12일이 되면 사람들은 1980년 전두환 일당이 일으킨 12·12 군사반란을 생각할 것이다. 그런데 이 군사반란이 있은 후 10년이 지나 우리가 기억해 봄직한 또 하나의 사건이 있었다는 점은 잘 알지 못한다. 그것은 조영래의 요사(夭死)였다. 불현듯 폐암선고를 받은 그는 1990년 12월 12일 43세의 일기로 우리 곁을 영영 떠난 것이다.

1986년 당시 부천경찰서 조사계 경장 문귀동은 위장취업으로 체포된 22세 여대생(서울대 의류학과 4년) 권인숙의 온몸을 주무른 후 옷을 벗겼다. 그리고 자기도 옷을 벗고는 자신의 **를 권양의 입에 갖다 댔다. 그는 뒷수갑이 채워진 권양의 등 뒤로 가서 자신의 **를 권양의 하반신에 비비는 따위의 천인공노할 만행을 저질렀다. 그때는 물론 지금도 있는 것은 피해자와 가해자가 도착되는 현상이다. 당시 권인숙은 문귀동을 고소했지만 검찰은 “혁명을 위해 성을 무기화한다”고 규정하며 기각해 버렸다.

조영래는 3년여 동안 독재권력에 의해 석화된 검찰과 법원 그리고 왜곡 언론 등과 맞서 싸웠다. 그는 비범한 담력과 끈기와 지혜를 모아 결국 문귀동의 5년 징역형을 이끌어냄으로써 공권력의 횡포와 인권 유린 실태를 세상에 알렸다. 이 부천서 성고문사건은 이듬해 발생한 박종철군 고문치사사건과 함께 부도덕한 5공체제를 무너뜨리는 데에 결정적인 도화선이 되었다.

다시 시간을 거슬러 1970년 11월 13일, 청계천 평화시장 봉제공장의 한 청년이 스스로 몸에 석유를 뿌리고 성냥불을 댕긴다. 전태일, 그 역시 1986년의 권인숙처럼 22세의 청년이었다. 화염 속에서 비틀리는 그의 손에는 근로기준법 책자가 쥐어져 있었다.

▲영화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의 한장면

동료들이 전태일의 몸에 붙은 불을 껐을 때 이미 그는 시커멓게 변해 있었다. 전태일은 동료들에게 “내 죽음을 헛되이 하지 말라”고 호소하고는 마지막까지 쥐고 있었던 의식의 가닥을 놓아버리고 말았다.

분신 이후 그의 죽음을 헛되게 하지 않으려는 여러 사람들의 노력이 있었다. 조영래는 그 중 대표적 인물이었다.

장기표에게 연락을 받은 조영래가 잠시 사법시험 공부를 제쳐두고 나타났고 이어서 대학원생 최종고가 합류한다. 영락교회 청년회장으로 열성적인 기독교 신자였던 최종고는 교회가 전태일의 시신을 거두어 주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여러 교회의 문을 두드렸으나 갖가지 이유로 거절당하고 만다. - 안경환 저, <조영래평전>

일주일 후인 11월 20일 서울대 법대에서 전태일 추도식이 열린다. 이 자리에서는 “전태일을 죽인 박정희 정권·기업주·어용노총·지식인·모든 사회인 등 5대 살인자”를 고발하는 시국선언문이 발표되었다. 전태일의 죽음이 결코 한 개인의 죽음으로 끝나서는 안 되며 이를 계기로 독재에 대한 저항과 민권 수호를 위한 범국민적 운동을 제안한 이 선언문의 초안자는 바로 조영래였다.

이듬해 조영래는 사법시험 합격생으로서 법률가로서의 삶을 계획하고 있었다. 그러던 4월 어느 날 그는 <동아일보>에 실린 작은 글 하나에 눈길이 쏠렸다. 그 글은 전태일의 죽음에 냉담한 한국 사회를 질책하고 있었는데 기고자는 뜻밖에도 이화여대 학생이었다. 부끄러움을 느낀 조영래는 이 '기특한 여학생'을 수소문하여 찾아 만난다. 여학생의 이름은 이옥경, 이후 부부가 된 두 사람의 중매인은 결국 전태일이었던 셈이다.

전태일의 죽음을 헛되게 하지 않으려는 조영래의 노력은 <전태일평전> 집필로 구체화된다. 그는 장기표를 통해 전태일의 어머니 이소선씨가 준 전태일의 수기를 입수한다. 그는 1974년 민청학련사건으로 수배 중에도 청계천 노동자들과 교분을 쌓으면서 평전 집필을 계속해 나갔다. 시간이 흘러도 조금도 변치 않고 진지하며 겸손한 조영래에게 청계천의 어린 노동자들은 하나 같이 우정을 느꼈다.

1978년 <불이여 나를 감싸 안아라>라는 제목으로 일본에서 초간된 <전태일평전>은 이후 1983년 ‘전태일기념관건립위원회’라는 엮은이 이름으로 한국에서도 출판된다. 이 책은 당국에 의해 출판과 판매가 금지된 채로 지하 루트를 통해 전국으로 보급되었다. 1987년 6·10 항쟁 이후 <전태일평전>은 명저로 부각되었지만 여전히 사람들은 집필자가 조영래인 것은 알지 못했다.

이후 <전태일평전>은 저자 이름 조영래를 밝히면서 출간되어 ‘시대의 무거운 문서’로서 오늘날 새로운 고전이 되어가고 있다. 하지만 정작 집필자인 조영래는 자기 이름이 박힌 책을 보지도 못한 채 세상을 뜨고 말았으니 이것 역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가 없다.

전태일(全泰壹), 평화시장에서 일하던, 재단사라는 이름의 청년노동자. 1948년 8월 26일 대구에서 태어나 1970년 11월 13일 서울 평화시장 앞 길거리에서 스물 둘의 젊음으로 몸을 불살라 죽었다. 그의 죽음을 사람들은 ‘인간선언’이라고 부른다. - 조영래 저 <전태일평전> 글머리

2000년 전태일 분신 30주기를 맞아 청계천에 역사의 현장을 알리는 동판이 좌정되었고 이것은 청계천 복원 이후에도 자리를 옮겨 안치되었다. 청계 6가 버들다리에는 전태일의 동상이 있다. 전태일문학상도 제정되었고 전태일기념사업회의 활동도 활발하다. 이처럼 전태일의 죽음은 그의 유언대로 헛되지 않게 된 것만은 틀림없다. 이렇게 된 데에는 조영래가 집필한 <전태일평전>의 기여가 단연 컸다고 본다.

민주화와 인권 신장에 기여한 조영래의 업적은 탁월하다. 그는 유신독재와 5공정권에 대항하여 목숨 걸고 싸웠으며 약자의 인권 보호를 위해서라면 혼신을 다 바쳐 임했다. 그는 대한변협의 인권보고서 발간에 산파역을 했으며 ‘민주화를 위한 변호사 모임’의 창설에도 참여했다.

조영래는 1984년 10월 망원동수재사건을 맡아 우리나라 사법사상 초유의 대규모 집단소송을 5년 10개월에 걸친 법적 공방 끝에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그는 여성조기정년제사건, 보도지침사건, 상봉동진폐증환자사건, <자본론>출판사건, 한겨레신문 압수수색 취소청구사건 등 모두 민주화와 인권을 위한 소송의 변호를 맡았다.

하지만 조영래에게는 이런 현실적인 업적을 능가하는 조영래 특유의 미덕이 있다. 그것은 그지없이 따뜻한 인간미이다. 그를 기억하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그의 인간미를 그리워하고 있다. 청년 조영래가 검사로서 자신이 처음으로 구속·기소한 사건에 대해 남긴 소감을 읽어 보면 세상 어디에 이토록 따뜻한 검사가 또 있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2.5톤 기아마스타 트럭에 소금을 싣고 소금장사 하러 장위동에 갔다가 후진사고로 세 살짜리 어린아이를 치어 숨지게 했다. 업과상 전과도 있고 폭력전과까지 있는 데는 다소 놀랐다. 집유 기간 중 첫 번째 구류심문에서 떨고 있었다. 경찰에서 뺑소니라고 모는 것이 억울하다고 하는데 울먹거리며 말을 잘 잇지 못했다. 과실이 있어서 잡혀왔다고 생각하느냐 재수 없어서 잡혀왔다고 생각하느냐고 물었을 때 양쪽 다라고 대답. 아이가 차바퀴 뒤에서 놀고 있는 줄은 상상도 못했다고.

석방할 가능성이 있나 기준을 알아보았더니 도저히 불가. 하여간 공소장을 썼다. 이 최초의 사건에서 우선 이 사람에게 미안한 것 두 가지가 남았다. 하나는 구형을 담당검사의 의견을 들어 그의 의견대로 덜컥 1년 6월로 해버린 것. 또 하나는 수갑을 풀어주고 담배를 권하지 못한 것. 물론 보다 근본적인 회한은 이런 사소한 것을 훨씬 넘어서는 것이다.” - <조영래 평전> 중

조영래가 세상을 뜬 지 벌써 25년, 그 사이 한국 사회는 엄청난 변화를 겪었다.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 변화할 것이다. 그렇지만 세상이 어떻게 변하든 조영래가 실천한 민주주의와 인권 그리고 인간애의 가치는 오래도록 불변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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