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에 들어서면서 야당 정치권의 세력구도가 조용히 바뀌어지고 있다. 원내 125석의 제1야당 새정치민주연합은 언제 당이 깨질 것인지 불안하게 당내 쟁투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무소속 천정배 의원이 추진하는 신당은 추진위를 띄운 뒤 하루가 다르게 세를 불리면서 언론의 초점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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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당추진위에서 새로 추진위원으로 참여한 위원들을 전 위원장이 소개하고 있다. © 이미지 제공, 국민회의 |
전날 추진위 회의에서 당명을 국민회의로 정한 신당 측은 신규로 영입된 추진위원 10인의 명단을 공개했다. 그런데 새롭게 추진위원으로 참여한 인사들의 면면을 보면 신진세력들이 신당에 거는 기대가 상당함을 알 수 있다.
신당 측이 소개한 이들의 면면은 김영남 광주시의회 의원을 비롯하여 전 서울 북부지검 부장검사를 지낸 김인원 변호사, 회계사 유흥관씨(법무법인 세한 고문), 윤영인 한양대학교 언론정보학과 교수, 이행자 서울시의회 의원, 이환식 한남대 예우교수(전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사무처장), 조성은 전문 경영인, (전 박원순 캠프 공보기획) 정상원 전 새정치민주연합 부산 동래구 지역위원장, 채수창 전 서울 강북경찰서장(한국시민안전연구원 대표), 홍선기 국립 목포대학교 교수(유네스코 한국위원회 위원) 등이다.(가나다 순)
이를 보면 학계와 정치계 전문가 그룹 등 다양한 인재들이 참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이들에 이어 10일에도 가담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10일 윤봉근 전 광주시의회 의장은 광주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새정치민주연합 탈당과 가칭 국민회의 참여를 선언했다. 이날 윤 전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새정치민주연합과 함께 풍요롭고 공정한 대한민국 건설에 일조하고자 했던 꿈을 접고 천정배 의원의 국민회의에 참여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 자리에서 “광주시민은 새정치민주연합을 버린지 오래”라며 이에 대해 “독선, 오만, 기득권 지키기에 골몰해 당원과 시민의 기대를 저버렸기 때문”이라고 비난했다. 그리고는 “야권 혁신·재편, 전면적인 세력·세대교체로 내년 총선과 2017년 대선에서 승리의 희망을 실현할 대안은 국민회의”라고 주장했다. 윤 의장과 함께 조호권 전 부의장, 위성부 옛 민주당 광주시당 사무처장 등 당원 20여 명도 이날 탈당했다.
또 앞서 전북 익산에서 3선 의원을 지낸 조배숙 전 의원이 전라북도 당원 3,000여 명과 함께 새정치연합을 탈당하고 신당 ‘국민회의’에 가담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13일 창당 발기인 대회를 앞두고 있는 신당 측 김재두 공보팀장은 “각계각층의 참신한 인재들이 발기인으로 참여하고 있으므로 ‘국민회의’ 앞날은 밝다”고 말했다.
김 공보팀장은 특히 “윤봉근 광주시의회 의장 등 광주시의회 전 의장단의 탈당 및 가담 외에도 10일 김용하, 유갑철 전 전북도의회 의장, 배승철 부의장 등 12명의 전직 전라북도 의회 간부들도 새정치연합을 탈당, 신당에 가담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면서 “이 행렬은 앞으로도 줄곧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신당 측이 이처럼 바람을 내고 있는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은 10일에도 당내 분란으로 시끄럽다. 최재천 정책위 의장이 당직을 사퇴했으며 이종걸 원내대표는 최고위 복귀를 하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안철수 전 대표의 비서실장을 역임했던 문병호 의원은 탈당 및 신당참여를 공공연히 밝히면서 안 전 대표의 추후 행보에 대해 “탈당 외에는 길이 없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문 의원은 이날 sbs라디오 한수진의 뉴스전망대에 출연, 새누리당은 썩은 반찬, 새정치연합은 쉰 반찬, 신당은 새 반찬이라고 언급하면서 자신의 신당행을 부인하지 않았다.
이날 문 의원은 사회자의 “기호 2번 아니면 좀 불안감 있지 않으세요?”라는 질문에 “마음 비웠다”면서 “신당으로 가는 조건이 되면 충분히 내년 총선 해볼만 하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서 “우리 국민들이 지금 기존 정치권에 대해서 지긋지긋하게 생각하고 있다”면서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 다 썩은 반찬, 쉰 반찬으로 (국민은)새로운 반찬 요구하고 있는데 신당이 새로운 반찬을 잘 제시하면 돌풍을 일으킬 수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그는 이 인터뷰에서 문 대표의 대표직 퇴진 없이 꾸려지는 비대위에 안 전 대표는 참가하지 않을 것으로 예측하면서 내주 증 최소 5명 정도의 탈당을 예측했다.
한편 이 같은 당의 흔들림에도 대표직 고수에 완강한 문재인 대표는 10일 “안철수 전 공동대표가 우리 당을 나간다는 일이 현실로 일어난다는 것은 저로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라며 “안 전 대표는 우리 당을 만든 분이다. 함께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말씀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문 대표는 이날 수도권 의원들로부터 ‘문재인·안철수 공동책임의 비상지도체제’로 전환하는 중재안을 전달받은 뒤 기자들과 만나 “안 전 대표와 제가 함께 협력하고 힘을 모아야 한다는 취지에는 공감한다”며 “안 전 대표는 우리 당의 변화를 위해서도, 내년 총선 그리고 앞으로 정권교체를 위해서도 우리 당에 꼭 필요한 분”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기자들이 “안 전 대표와 함께 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그건 제가 먼저 말씀드릴 수 있는 게 아닌 것 같다. 안 전 대표가 받아들일 수 있는 방법이어야 하니까 …”라며 “어떤 방법들이 있을지 계속 안 전 대표와 직접 소통하거나 안 전 대표와 소통이 되는 분들과 함께 의논들을 해나가려고 한다”고 말해 대표직 사퇴에는 뜻이 없음을 내비쳤다. 따라서 당의 분란이 조속히 정리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