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후보를 비방하는 댓글을 올렸다는 의혹이 제기된 국정원 여직원 김 모(28)씨의 개인 컴퓨터 등을 분석한 결과 문 후보에 대한 비방·지지 게시글이나 댓글을 게재한 사실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경찰이 16일 전격 발표했다.
앞서 경찰은 "김씨 컴퓨터를 분석하는 데 1주일 정도 걸릴 것"이라고 밝혔지만 김씨가 컴퓨터를 임의제출한지 3일만에 수사를 마무리한 셈이다. 경찰은 이날 박근혜-문재인 후보 TV토론이 끝난 직후인 밤 11시경 보도자료를 전격 배포했다. 당초 17일 발표 예정이었던 중간수사 결과를 굳이 앞당겨 이날 심야에 서면으로 발표한 것을 두고 민주당은 ‘선거개입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오마이뉴스> <경향신문> 등의 보도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 10월부터 지난 13일까지 김씨의 컴퓨터 2대(데스크톱·노트북)에서 삭제된 파일은 물론 인터넷 접속기록 및 문서 파일 등에 대해 정밀 분석했으나 관련 게시물이나 댓글을 찾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지난 13일 개인 데스크톱 컴퓨터 1대와 노트북 1대를 경찰에 제출했다. 당시 김씨는 '문재인·박근혜 대선후보에 대한 비방·지지글과 관련된 전자정보'에 한하여 컴퓨터 등을 임의제출하는 데 동의했다.
그러나 김 씨는 휴대전화와 이동식 저장장치(USB)에 대한 제출 요청에는 응하지 않아 이를 둘러싼 의혹은 여전히 남아 있는 상태다. 수서경찰서 관계자는 "서울경찰청으로부터 받은 자료는 요약, 정리된 수준에 불과하고 상세한 자료는 아직 확보하지 못했다"며 "IP 역추적 등은 앞으로 수사를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데스크톱 하드디스크에 대한 이미징 작업은 마쳤으나 노트북에 걸린 보안시스템 때문에 분석 작업을 못하다 다음날인 14일 오전 국정원의 협조를 받아 노트북 보안시스템을 해제하고 김씨의 변호사와 선관위 직원 등이 보는 앞에서 하드디스크의 원본과 사본의 해시값(요약함수)이 같다는 것을 확인한 뒤 그날 오후 7시20분께부터 본격적인 분석작업에 들어갔다.
경찰은 그러나 김 씨의 ID와 닉네임 등의자료를 확보하고도 네이버, 다음 등 인터넷 포털업체로부터 아무런 자료요청을 하지 않은 것으로 <경향신문> 취재결과 확인됐다. 수서경찰서 관계자는 "김씨의 IP 등에 대한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윗선(서울지방경찰청)이 '오후 11시에 보도자료를 내라'는 지침을 받아 보도자료를 냈다"고 밝혔다.
경찰이 인터넷 카페 등에 김씨가 악성 댓글을 달았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필수적으로 확인했어여 할 포털사이트 로그 기록을 전혀 분석하지 않은 채 수사결과를 발표한 것이고 <경향신문>은 전했다.
한편, 이날 경찰의 중간수사 발표에 대해 앞서 경찰의 신속한 수사를 촉구했던 새누리당은 “민주당의 선거공작이었음이 밝혀졌다”며 민주당과 문 후보에 대해 공세를 폈다.
이상일 새누리당 대변인은 이날 밤 브리핑을 통해 “문 후보는 방송토론에서 민주당 측의 여직원 인권유린·감금에 대해 지적하는 박근혜 후보에게 ‘지금 수사 중이니 지켜보자’고 목소리를 높였다”며 “이제 문재인 후보가 답할 차례다, 문 후보가 지켜보자고 했던 수사결과가 나왔으니 경찰의 수사발표를 인정할 것인지 국민들에게 밝혀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이번 수사결과 발표로 진실이 드러났다, 이번 사건은 결국, 문 후보 측이 선거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저지른 선거공작이었다”며 “문 후보는 정치공작에 대해 사죄하고 관련 책임자를 엄중히 문책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이날 경찰이 이례적으로 늦은 밤에 중간수사결과를 발표한 것을 두고 “경찰이 선거개입 의도를 드러낸 것”이라고 강하게 성토했다.
박광온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경찰이 내일 수사결과 발표를 앞두고 방송토론이 끝난 한밤중에 기습적으로 중간수사결과를 발표한 것은 방송토론에 대한 국민적 관심과 판단을 호도하려는 명백한 경찰의 선거개입 의도를 드러낸 것으로 본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 종합적인 수사결과 발표를 지켜봐야하겠지만 현재까지 파악된 바로는 매우 부실하고 정치적 수사라는 혐의를 지울 수 없다”며 유감을 표했다.
민주당 쪽에서는 경찰의 ‘심야 발표’를 두고 “신문 1면 제목을 바꾸려고 저러는 게 아니냐”는 말도 나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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