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었던 이슈가 살아났다． 2010년 민간인 불법사찰은 사안의 심각성에도 결국 흐지부지 끝났다．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이 KB한마음 대표 김종익 씨의 카드명세서를 들여다보고， 사무실을 찾아가 조사하고 불러내는 등 중대한 범죄를 저질렀다．
 
이명박 대통령을 비꼰 동영상을 개인 블로그에 올린 게 문제의 시작이었다． 문제가 불거지자 심지어 여당 국회의원들도 불법사찰을 당했다는 증언까지 나왔다． 미국에선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대통령이 하야까지 했다．
 
민간인 불법사찰이 흐지부지되는 과정에서도 심각한 불법이 이뤄졌다． 공직윤리지원관실은 증거자료를 물리적으로 파괴하며 범죄를 은폐했다．
 
검찰은 윗선을 암시하는 증거가 나왔지만 "열심히 했는데 수사를 진전시킬 수가 없었다"며 장진수 전 공직윤리지원관실 주무관 등을 처벌하는 선에서 마무리했다． 이영호 전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이 최근 "내가 몸통"이라고 스스로 말했다． 그가 '깃털'인지 '몸통'인지 알수는 없지만 분명 핵심인물이다．
 
그러나 검찰은 이 전 비서관을 제대로 조사조차 안 했다． 실패한 수사였다． "일부러 실패한 수사를 만들었다"라는 게 중론이다．
 
민간인 불법사찰 자체도 문제지만 공직자들이 나서서 증거를 폐기한 '대담성'과 권력 앞에선 약해지는 검찰의 수사도 심각한 사안이다．

불씨를 살린 건 장진수 전 주무관이 공개한 녹취록이다． 그가 증거 은폐를 실행자로서 범행에 가담한 것을 부정할 순 없다．
 
그러나 늦게라도 진실을 밝히려는 그의 용기에 여론은 응원을 보내고 있다．
시사티저 11편은 민간인 불법사찰 은폐 과정과 장진수 전 주무관의 용기를 그려 보았다．
 
제목은 '달콤한 은폐'다． 검찰의 재수사가 시작된 만큼， 극중 대사처럼 극중 끝을 보았으면 한다． /부산일보 김백상 기자 k103@ /영상=심성혁·남형욱 대학생인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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