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속보도]서영광농협, 보조금 설비 고철 매각…‘관리 종료’로 덮을 수 없는 책임
-전남도·영광군 보조금 투입 제분기계, 수지타산 이유로 고철행…영광 보리가루 가공은 왜 사라졌나!
-보조금 등 공적 재원 투입 취득 기계·설비 이사회 의결만으로 자산 처분 정당화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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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영광농협, 보조금 설비 고철 매각 논란 © 폭로닷컴 편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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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남도와 영광군의 보조금이 투입돼 설치된 제분 설비가 고철로 매각된 사실이 확인되면서, 서영광농협의 판단과 그 결과를 둘러싼 논란이 본격화되고 있다.
공적 재원이 투입된 설비가 ‘수지타산’이라는 이유로 처분된 뒤, 영광군에서 생산된 보리를 지역 내에서 가공할 수 있는 기반 자체가 사라졌다는 점에서 보조금 사업의 성과와 책임을 묻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서영광농협에 따르면 문제의 제분 설비는 전라남도와 영광군의 보조금 지원을 받아 설치됐으나, 운영 과정에서 수익성이 맞지 않는다는 판단에 따라 가동이 중단됐다.
이후 농협은 내부 이사회 의결을 거쳐 해당 설비를 고철로 매각했다는 입장이다. 농협 측은 관리기간이 종료된 자산이었고, 이사회 의결을 거친 만큼 처분 자체에 문제는 없다는 취지로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해명은 사안의 핵심을 충분히 설명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해당 설비가 고철로 처분되면서 영광군에서 생산되는 보리를 제분해 보리가루로 공급할 수 있는 여건 자체가 사라졌고, 현재는 영광산 보리를 지역에서 가공하지 못한 채 타지역에서 가공된 보리가루를 사들여 오는 구조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보조금을 투입해 조성된 설비가 ‘수지타산’이라는 이유로 사라진 뒤, 그 부담과 공백은 고스란히 지역 농업과 소비 구조에 전가되고 있는 셈이다.
당초 해당 보조금 사업은 지역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의 가공·유통 기반을 강화하고, 부가가치를 지역 안에서 순환시키겠다는 취지로 추진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설비는 충분히 활용되지 못한 채 처분됐고, 결과적으로 영광에서 생산된 보리는 영광에서 가공되지 못하는 현실이 고착화됐다.
보조금 사업의 목표와 실제 결과를 놓고 보면, “이 사업은 무엇을 위해 추진됐는가”라는 질문이 자연스럽게 뒤따른다.
문제는 결과만이 아니다. 절차적 정당성 역시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서영광농협은 이사회 의결을 거쳤다고 강조하지만, 설비 처분 과정에서 지자체에 대한 사전 승인이나 사후 보고 절차가 이행됐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보조금으로 취득한 기계·설비는 조합 내부 자산이라는 성격과 함께 공적 재원이 투입된 자산이라는 이중적 성격을 지닌다. 이사회 의결만으로 이러한 자산의 처분이 충분히 정당화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명확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반적으로 보조금으로 취득한 설비는 관리기간이 종료됐더라도 처분 과정에서 일정한 절차를 거치는 것이 통상적이다.
지자체에 처분 사실을 신고하거나, 처분 승인 또는 사후 보고를 거치고, 감가상각을 반영한 잔존가액을 산정해 정산하는 절차가 요구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또 처분 과정에서 보조금 교부 조건을 위반한 소지가 없는지도 함께 점검돼야 한다. 이러한 절차가 누락될 경우, 감사 과정에서 ‘무단 처분’ 또는 ‘보조금 관리 부적정’으로 판단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번 사례에서도 이 같은 기본 절차가 실제로 이행됐는지가 핵심 쟁점으로 남아 있다.
이사회 의결이 있었다는 설명과 달리, 지자체 신고나 승인, 잔존가액 정산 여부 등이 확인되지 않는 상황에서 이번 처분을 단순한 경영 판단으로만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논란은 고철 매각이라는 처분 방식에서 더욱 증폭되고 있다.
보조금이 투입된 설비의 취득가를 고려할 때, 고철로 매각된 금액이 과연 합리적이었는지를 두고 문제 제기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영광군청 관계 공무원은 “그 기계가 얼마짜리 설비인데 고철 가격에 처분됐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자산 가치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가 충분히 이뤄졌는지 여부 역시 따져봐야 할 대목이다.
보조금으로 설치된 설비가 수지타산을 이유로 가동을 멈춘 뒤 고철로 처분되고, 그 결과 지역에서 생산된 보리를 지역에서 가공하지 못하는 구조가 굳어졌다면, 이는 보조금 사업의 실패를 넘어 관리와 감독 체계 전반의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관리기간 종료’라는 형식적 요건이 이러한 결과를 정당화할 수 있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보조금 자산을 관리·감독해야 할 행정의 역할은 제대로 작동했는지에 대한 점검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본지는 전라남도와 영광군의 보조금 지원으로 조성된 제분 설비가 어떤 경위로 처분됐고, 그 결과 지역 농업 구조에 어떤 변화가 발생했는지를 중심으로 문제를 짚었다.
이어지는 보도에서는 설비 처분 과정에서 요구되는 절차가 실제로 이행됐는지, 행정의 관리·감독은 적절했는지, 그리고 보조금 집행 전반에 어떤 구조적 문제가 있었는지를 차례로 점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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