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목포대 조교수 논필에 대한 기자의 시선
홍정열 폴리뉴스 전남본부장
아름다운 대자연을 품은 신안군은 일명 한국의 나폴리라 칭한다. 드넓은 바다 위에 1004개 섬으로 이뤄진 크고 작은 수많은 유·무인도의 비경은 가히 일품이라 해도 서러울 정도다.
하지만 빼어난 비경을 자랑하는 신안에도 아픔의 질곡은 깊었다. 일제강점기, 질곡 된 역사의 변방에서 날로 피폐해갔던 신안인들 일상은 고난과 설움을 반복하는 황막한 전설로 이어졌다.
‘놈’ 이라는 적대적 비속어의 대상이 된 채 ‘섬놈’이라는 말을 차마 귀흘려버리고, 노 저어 바다 일구고 황무지 개간하며 살아야만 했던 한 많은 삶, 그들의 역사에 눈물은 핏물 되어 신안을 씻었다.
이제 신안은 역사의 눈물이 아닌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꼭 한번 가보고 싶은 섬으로 변모하고 있다. 백년의 미래와 천년의 꿈을 설계하며 21세기 문을 당당히 노크하고 있는 것이다.
볼거리 많아 즐겁고 마음 평온해 힐링이다. 이런 아름다운 곳에 새롭게 선보인 퍼플교는 미국 CNN, 폭스뉴스, 독일 최대 위성TV방송 프로지벤(Prosieben), 홍콩의 여행잡지 Umagazine에 소개됐다.
특히 CNN은 ‘사진 작가들의 꿈의 섬’ ‘위험하지만 아름다운 도시’라며 반월도를 소개했다. 폭스뉴스는 퍼플섬의 독창성을 조명하며 ‘핫토픽’란에 실었다. 신안군 역사 유례 중 이토록 해외 언론이 극찬했던 적이 있었던가?
퍼플섬은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에서 선정한 2021~2022년 한국을 대표하는 ‘관광지 100선’에 선정됐다. 또한 한국인은 물론 한국을 찾는 외국인들이 꼭 가봐야 할 곳으로 지목됐다.
이렇듯 신안은 ‘섬 이야기’를 가슴에 안고 ‘섬사람’들로 돌아오고 있다. 대한국민 변방의 섬에서 세계의 섬으로 아름다운 절경과 함께 관광해역의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그런데 잔칫날 호사다마(好事多魔)라고 했던가. 목포대학교 A조교수의 칼럼 ‘섬은 어떻게 지워지는가’ 논필이 입방아를 낳고 있다. 현실적 대안 부재가 가져온 비판이라는 것이다. 필자가 보더라도 비판을 위한 의도된 논필이란 느낌이 든다. 길상에 액운이라는 비운이 연상된다.
학자라면 반대적 시각에서도 그 지역 자치단체가 잘하면 ‘잘한다’고 갈채를 보낼 줄 알아야 진정한 미덕 아닐까.
필자는 그의 논필에 몇 가지 간필하고 싶다.
첫째, A조교수는 퍼플교의 보라색이 ‘섬 고유의 정체성과 관계가 없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또 ’찜찜한 의문을 남긴다‘고 했다. 묻지 않을 수 없다. 그가 주장하는 정체성은 과연 어떤 것을 근거로 하는지, 의문스럽다면 무엇 때문인지를 밝혀야 한다. 명료하지는 않더라도 나름대로의 대안은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둘째, ‘명도와 채도가 낮은 보라색이 섬의 환경과 어울리는가?’라고 묻고 있다. 실망스런 반문이다. 중국 뎡샤오핑의 흑묘백묘(黑猫白描)론이 떠오르는 대목이기도 하다. 망망한 바다 위에 색을 입혀 관광지를 만드는데 노랑색이면 어떻고 남색이면 어떤가. 세계 유수의 언론사들도 극찬하고 있지 않은가. 이분법적 사고는 자칫 획일적 사고의 편협함을 드러낼 수 있다. 학자로서 대안 있는 비판이었으면 좋겠다.
셋째, 병풍대 일대 섬티아고에 대한 부분이다. 그는 12사도길에 대해 ‘진품의 열등한 모방에서 그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의문을 접을 수 없다’라고 했다. 또 ‘그런 컨셉이 의미를 가지려면 한국인 중에서 처음으로 산티아고 순례자의 길을 다녀온 성직자가 있다든지, 아니면 천주교 박해나 포교와 관련된 사건이 있다든지, 아니면 적어도 산티아고가 이 지역과 자매결연을 맺었다든지 하는 어떤 ’기원‘ 내지 계기가 있어야 한다’라고 논리를 전개하고 있다.
매우 실망스런 대목이다. 아무 거리낌 없이 이 같은 논필을 대중에게 선보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눈이 감긴다. 또 벤치마킹 참 뜻에도 반하는 것 같아 가슴 아프다.
우리나라에는 산티아고 순례자의 길을 다녀온 성직자 또는 신앙인이 많다. 천주교에서는 피정의 한 방안으로 성지를 순례하는 여정 중 산티아고 순례자의 길을 택할 때가 있다. 이렇듯 있는 사실을 자기 주관으로 호도하면 안 된다. 아쉬운 논리라 아니할 수 없다.
넷째, ‘천주교 박해, 포교와 관련된 사건이 있는가?’ 포털 검색하면 몇 초면 알 수 있는 역사적 사건들을 그는 놓치고 있다. 1801년 천주교도를 박해한 사건이 있다. 신유박해다. 순조 1년 천주교도 100명이 유배를 가고 400명이 처형을 당했다.
이 시기 다산 정약용은 강진으로, 그의 형 손암 정약전은 흑산도에서 약 16년 동안 유배생활을 하면서 어류학서 ‘자산어보’를 저술했다. 지금도 흑산도에는 흑산성당과 사리공소가 있다. 정약전의 신앙심을 체감할 수 있는 곳이다. 성당 입구 문에는 ‘정약전길26’이란 도로명이 있어 그의 숨결을 느낄 수 있다.
다섯째, ‘산티아고가 이 지역(신안군)과 자매결연을 맺었는가?' 섬을 발전시키는데 반드시 자매결연을 맺어야 하는지 반문하고 싶다. 지역의 특성상 자매결연을 맺어 활발한 교류를 통해 보다 좋은 발전방안이 모색되면 더욱 좋겠지만 반드시 자매결연을 맺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자칫 곡해해서 전달될 수 있기에 매우 위험한 주장이라 본다.
여섯째, ‘어떤 기원이 있나?’ 참신한 아이템 하나가 지역축제를 성공시킨 사례가 있다. 인근 함평 나비축제다. 함평 나비축제는 대한민국 대표축제로 자리매김 되고 있다. 나비를 모티브로 한 축제가 기원이 있어서 성공했을까? 다양성 속에 독창성이 있다. 심도 있는 비판이라면 이해가 되겠지만 비판을 위한 비판은 삼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일곱째, ‘대중의 값싼 욕망에 영합하는 것 또한 스스로의 영혼을 파는 행위이다.’ A조교수의 논필이 글 기술로 비춰지는 대목이다. 신안 퍼플교와 12사도길을 찾는 관광객은 모두 값싼 대중들인지 묻고 싶다. 인간 존엄성에 대한 모독으로 비춰질 수 있어 아쉽다. 해외의 예를 들었으면 그에 따른 대안을 제시해야 하지 않겠는가. 학자니까 그렇다.
목포대학교 박민서 총장은 지역대학 인재육성과 지역발전에 열정을 쏟고 있다. 함께 동행해야 할 교수는 대안 없는 비판으로 지목돼 입방아에 올랐다. 반하는 정서에 대중의 실망이 크다. 쓰임을 위한 논필이 사실적 고찰과 대안이 없다면 글 기술에 불과하지 않을까란 생각이 든다. 대중과 공감할 수 있는 학자로서의 논필을 기대해 본다.
※ A조교수 칼럼은 필자가 근무하는 <폴리뉴스>에 게재됐다. 전남권역을 취재기반으로 하는 전남본부와 아무런 상의 없이 이뤄져 지난 24일(월요일) 편집국 회의를 거쳐 삭제됐음을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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