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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성기업 이야기 5 - 한광호 열사 추모 2주기
유성기업이 이 싸움을 8년간 끌어온 데는 검찰의 5대 의혹이 있었다
 
진실의길 기사입력  2018/05/03 [08:25]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는 아이는 전 날까지 착한 일을 열심히 한다.



더 이상 산타크로스의 선물을 기다리지 않는 나는 작년 크리스마스 점심 때, 유성기업 농성장을 찾았다. 비닐천막으로는 도저히 막을 수 없는 거리의 냉기를 고치처럼 침낭 속에 누워서 견디는 있던 네 명의 영동지회 노조원들은 내가 들어서자 후다닥 일어났다.
 
연말에 그 해 처음으로 문예지 원고청탁을 받아 그들의 이야기를 실은 후 소정의 원고료를 받았다. 그 돈을 어떻게 의미 있게 쓸까 궁리했다. 노조에 기부할까 하다가 온 누리에 평화를 기원하는 크리스마스 날 함께 밥을 먹는 게 낫겠다 싶어 찾은 길이었다. 중국음식을 배달시키자는 제안에 따라 짜장면, 짬뽕, 탕수육 등을 천막으로 시켰다. 막 음식을 먹기 시작할 때였다.
 
“애들 크리스마스 선물은 뭐 해 주셨어요?”    
갑작스런 질문에 기억을 더듬어야 했다.
“....... 아, 얼마 전에 3년 치 크리스마스 선물로 노트북을 사줬어요. 애가 고등학생이라…”
대답하고 나서 아차 싶었다. 집에 데스크톱이 없는 데다 노트북이 없으면 숙제를 못 한다고 말했더라도 이미 넘은 간극을 회복할 길은 없었다.
 
그러니까 13년 전, 크리스마스 날이었다.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선물을 뜯어본 아이들의 반응은 상극이었다. 9,900원짜리 대량생산 곰돌이 인형을 받은 다섯 살짜리 딸은 첫 눈에 그 애와 사랑에 빠져버렸고 기만 원짜리 파카를 받은 여덟 살 아들은 왜 산타 할아버지가 자기한테 이런 걸 줬냐며 투덜대기 시작했다. 당시 우리 집은 한 달 전 직장폐쇄로 실업 상태였다. 딸이 다니던 유아교육기관의 다음 해 등록을 포기해야 했었고, 아들에겐 겨울을 날 파카가 필요했었다. 하지만 일 년 내내 그 날을 기다려온 아이들이 그런 내막을 알 리 없었다. 평소엔 그지없이 무던하던 아들이 계속 투정을 부리자 마침내 아이 아버지가 한 마디 했다.
 
“넌 엄마가 힘들게 사왔는데 왜 그렇게 계속 뭐라고 하냐?”
순간 정적이 흘렀다.
“뭐? 이 선물, 산타 할아버지가 주는 거 아니었어?”
그렇게 우리 아이들의 동심은 열 살을 못 넘긴 채 산산이 부서지고 말았다.
아이들 크리스마스 선물도 제대로 못해주는 부모 심정을 내 어찌 모르랴만, 그 순간 그런 실수를 하고 말았다. 그리고는 밥이 어디로 들어가는지 모르게 어색한 숟가락질을 연신 했다.

유성기업 영동지회 조합원들




해가 바뀌고 사장 바뀐 방송사에서 유성기업 뉴스를 잠깐 다뤘다. 변화가 보이는 듯했다. 
마침내 설 직전에 1차 교섭 상견례를 한다는 소식이 왔다. 그러나 인사 정도였을 뿐 그들은 별 소득 없이 설을 맞아야 했다.
그리고 봄이 왔다. 한광호 열사 2주기 기일이 있는 3월이. 
 
2018년 3월 16일 오후 3시, 양재동 현대자동차 본사 앞으로 갔다.
자동차가 쌩쌩 달리는 차도 옆에 금속노조 대전충북지부 및 충남지부 사회단체와 유성기업 조합원들 250여 명이 앉아있었다. 아무리 구호를 외쳐도 끄떡없는 현대 본사 앞에서 봄이라고 방심한 찬바람이 지나치는 차량들과 함께 아스팔트 위를 매섭게 훑고 지나갔다. 8년간 다져온 근력답게 노동자들 역시 꿋꿋하게 집회를 해 냈다. 

(좌)한광호 열사 추모 2주기 문화제 / 유성기업 아산지회 엄기한 부지회장(우)



다음 날인 3월 17일 토요일 오전 10시, 천안 고속버스터미널에 내렸다. 언제나 내 동지가 되어주는 아산지회 부회장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의 차를 타고 천안 풍산공원묘역까지 내달렸다. 날씨는 청명했고 가파른 묘역에 100여 명이 빼곡하게 모여 한광호 열사를 추모했다.



그 중 지난 1월, 목동 열병합 발전소 고공농성 건강 및 인권상황보고 기자회견 때 본 차광호 파인텍(스타플렉스) 해고자(現 파인텍노조 지회장)도 절을 올렸다. 묘소 앞 아크릴 상자에는 2년 전 출근카드가 붙어있었다. ‘영동공장 한광호 1951210’ 해고자들이 다시 출근카드를 쓸 날은 언제 돌아올까?

천안 풍산공원묘지 한광호 열사 2주기 추모식




2018년 3월 28일 수요일 오전 11시, 국회 제8간담회 실에서는 <검찰 직권남용·직무유기 5대 의혹 제기 기자브리핑>이 있었다.


김차곤 변호사는 현장탄압사례 발표 서두에 이명박 정권이었던 2010년에 시작된 노조파괴역사의 일환인 유성기업 노조 죽이기를 언급했다.



 2010년 2월 경주 발레오만도, 6월 구미 KEC, 8월 대구 상신브레이크 등 대구경북 금속노조 주요사업장에서 용역깡패를 동원한 직장폐쇄 이후 교섭거부, 금속노조 탈퇴, 친 기업 노조설립 시나리오를 반복 재생하던 기획노조파괴물결에서 충청지역 유성기업노조의 싸움은 그 맥을 끊는 혁혁한 공을 세웠다.



그러나 그 대가로 8년간 그들이 당해야 했던 현장 탄압은 징계권 남용, CCTV·몰래카메라를 동원한 감시·통제, 무차별적인 고소·고발, 임금체불, 조합물품에 대한 손괴·절도 행위 등이었다.
 
자본의 노조파괴와 계속된 현장탄압에 맞선 유성기업 노조 투쟁사의 정점이었던 한광호 열사 추모 2주기에 즈음하여 유성기업 노동자들이 바라는 조항은 다음과 같다.
 
노조파괴 범죄자에 대한 강력하고 분명한 처벌, 검찰·노동부 등 주무 관청의 노조파괴 공범들에 대한 책임 처벌과 규제방안 마련, 사측의 개별조합원에 대한 징계와 고소고발처리 과정에서 공정성 확보 노력, 현대자동차라는 거대재벌의 부품사들에 대한 갑질 재조사로 유성사태가 2011년 노조파괴 전으로 원상회복.
 
그런데 유성기업이 이 싸움을 8년간 끌어온 데는 검찰의 5대 의혹이 있었다.


현대자동차에 대한 봐주기 처분으로 2012년 말경에 기소할 수 있었던 사건을 4년 반 이상 방치한 늑장 기소(2017년 5월 19일), 유성기업에 대한 봐주기 불기소 처분, 유시영 회장, 이기봉 아산공장장, 정이균 노무이사, 최성옥 영동공장장에 대한 근로감독관의 구속의견 묵살, 유성지회 조합원들에 대한 무리한 수사와 기소, 창조컨설팅에 대한 늑장기소 및 축소기소가 그것들이다.

검찰 직권남용·직무유기 5대 의혹 제기 기자브리핑(도성대 아산지회장, 김차곤 변호사, 김성민 前 영동지회장)




같은 날 오후 2시, 대검찰청 앞에서는 기자회견이 있었다.


부리나케 이동한 서초동 대검찰청 앞에는 아무도 없었다. 취재요청을 했다는데 기자가 한 명도 없는 기자회견이었다. 그들은 검찰의 5대 의혹 외에도 보복 조사에 대해 이야기했다. 한 시간여 서서 그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봄바람이 목 섶으로 파고들었다.



기골이 장대한 대검찰청 앞에서 14명이 외치는 물맷돌 같은 소리는 검찰청 담장 안 하얀 목련을 겨울잠에서 깨어나게 했다. 무엇이 아름다운가. 꽃인가 사람인가, 겨울인가 봄인가. 그 날부터 몸살을 앓기 시작했다. 외롭고 아픈 사람들을 너무 많이 만났다. 그들의 아픔이 전해지니 아플밖에…
 
독일어 ‘아인퓔룽einfühlung’은 ‘감정이입’이다. 이 단어를 ‘(상대방 속으로) 들어가서 느낌, 함께 느낌, 함께 아파함’이라고 취재수첩에 써놓았다. <우리는 모두 별이 남긴 먼지입니다>라는 책에 나온 신경과학자 비토리오 갈레세의 말이다.
“결정적으로 중요한 것은 당신이 생각을 통해서가 아니라 직관적으로 내 입장이 된다는 점입니다.”
그런 마음으로, 기자도 아닌 내가 그들의 회견장에 지켜서있는 유일한 사람이라면 그것마저 잘한 일이리라. 누군가 한 사람이라도 내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듣는다면 이 글이 무의미하지 않을 테니 마찬가지 아닌가.         

대검찰청 앞 검찰 직권남용·직무유기 5대 의혹 제기 기자회견




2차 교섭이 회사 측 불참으로 결렬된 후, 3월 29일 3차 교섭이 있었다.
사측 대표로 김주표, 유호권, 이기봉, 조칠선, 최성옥, 최철규, 지회에서는 아산·영동지회장과 부지회장, 아산사무장과 대의원총무가 참석했다고 한다.



사측에서는 노측의 요구안을 법적으로 검토했으나 법률과 사회통념을 들어 논의 자체가 부적절하다고 대응했고 노측에서는 직장 폐쇄와 불법징계가 아니었으면 요구안이 나오지도 않았다고 항변했다. 회사와 노조라는 두 팔이 들어가는 한 벌의 옷을 함께 입어야 하는데 첫 단추부터 구멍에 제대로 꿰지 못한 채로 제4차 교섭날짜는 4월 초로 정해졌다.



 4월은 유시영 회장이 만기 출소하는 달이다. 그리고 4월은 4년 전 304명이 세월호에서 목숨을 잃은 달이기도 하다. 4월이다. 대지는 부지런히 봄을 실어 나르는데 우리는 어떤 희망을 퍼 올릴 수 있을까?



2011년 이후 여덟 번째 맞는 유성의 봄, 2018년 4월에는 노사 합의라는 꽃이 피어날 수 있을까? 

* 길목협동조합 소식지 ‘길목인’



 /폭로닷컴 http://www.pokronews.com

/진실의길

http://www.poweroftruth.net/news/mainView.php?uid=4519&table=byple_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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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05/03 [08:25]  최종편집: ⓒ 폭로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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