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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그림자’가 여성부장관 임명된 까닭
[집중분석] ‘조윤선’ 임명은 여성대통령의 ‘보여주기식’ 여성장관 임명인 셈
 
임병도기자 기사입력  2013/02/18 [14:29]

박근혜 정부 '여성가족부 장관'으로 조윤선 대통령 인수위 대변인이 내정됐습니다. 조윤선 여성가족부 장관 내정자는 지난해 4월 19대 총선 때부터 새누리당 중앙선대위 공동대변인을 지냈고, 대선 때는 박근혜 후보 경선캠프 대변인을 역임했었습니다.

서울대 외교학과를 나온 조윤선 여성가족부 장관 내정자는 제33회 사법시험에 합격하고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로 활동하다가 이회창 한나라당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으로 임명됐습니다. 선거 후에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로 다시 복귀했다 한국씨티은행 부행장으로 근무했으며. 이후 2008년 한나라당 대변인으로 다시 기용됐던 인물입니다.

'월급만으로 이룬 엄청난 재력'

여성가족부 장관으로 조윤선 대변인이 내정되자, 온라인에서 조 내정자 검색어가 상위에 오르기도 했는데 그녀의 외모와 엄청난 재산 때문입니다. 국회공보에 따르면 조윤선 내정자는 2012년 국회의원 퇴직 당시 51억7천546만7천원의 재산을 신고했습니다.

조 내정자는 당시 본인 명의의 서초동 래미안퍼스티지아파트 전세권(267.77㎡·16억5천만원), 종로구 숭인동 롯데캐슬천지인 아파트 전세권(142.15㎡·3억9천만원) 과 본인 명의의 종로구 내자동 사무실 전세권과 배우자 명의의 서초구 반포동 아파트(15억3천600만원),본인 명의의 인천 부평구 십정동 대지 2건(4억3천80만원)을 신고했습니다. 조 내정자의 재산에서 부동산만 계산해봤더니 36억600만원에 달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이상한 점은 대부분의 부부가 맞벌이로 돈을 벌면 남편의 수입은 생활비로 사용하고, 아내의 수입을 저축하는데 반해 조 내정자 부부는 반대였습니다. 재산신고 당시 재산 변동을 보면, 남편 박성엽 변호사(김앤장 변호사)의 예금 수입은 9억6천에서 10억7천으로 약 1억 가량 증가됐지만, 조윤선 내정자의 예금 수입은 8억에서 6억으로 줄어들었습니다. 예금 감소는 생활비 및 교육비 지출 때문이라고 신고됐습니다.

사실 이렇게 예금이 줄어든 이유가 지난 총선에서 공천 받는 과정에서 지출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게 하는 대목입니다.



조윤선 내정자의 재산에는 상위 재력가들이라면 보유하고 있는 호텔 헬스클럽 회원권과 배우자의 골프장 회원권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조 내정자의 재산이 51억이라도 해도 그녀가 유산으로 물려받은 재산이었다면 그리 놀랄 것은 없지만, 그녀는 평범한 회사원과 작은 약국의 약사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고 했기 때문에 유산은 아닌 듯싶습니다.

그렇다면 그녀는 배우자와 함께 51억의 재산 대부분을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변호사와 부행장 시절의 급여만으로 만든 것이 됩니다. 조윤선 내정자는 그동안 여러 차례 세금은 꼬박꼬박 잘 납부했다고 밝혔으니 청문회에서 검증하면 진위 여부는 밝혀지리라 봅니다.

'문화부 장관도 아닌 여성가족부 장관이라니'

조윤선 대변인이 여성가족부 장관으로 내정됐다고 하자 대부분의 사람들은 깜짝 놀랐습니다. 그녀가 박근혜 당선인의 대변인으로 활약했기 때문에 새정부 요직으로 들어 갈 것이고, 간다면 문화부 내지는 금융쪽이 아닐까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조윤선 여성가족부장관 내정자가 펴낸 책과 출판기념회 장면, 출처:연합뉴스.

조윤선 여성가족부 장관 내정자는 '미술관에서 오페라를 만나다'라는 책과 '문화가 답이다'라는 문화 관련 책을 두 권이나 낸 특이한 정치인입니다. 대부분의 정치인이 선거 시기 낸 책들이 정치 관련 저서인데 반해 조 내정자의 책들은 문화에 대한 준전문가 수준의 책을 냈기 때문입니다.

또한 조 내정자는 시티은행 부행장 출신답게 금융쪽에도 밝았는데, 이런 그녀의 이력에 비춰볼 때 문화체육관광부나 금융 분야를 대부분 예상했지만 전혀 예상치 못한 여성가족부 장관으로 임명됐습니다.

조윤성 여성가족부 장관 내정자에 대해 '한국여성단체연합'은 "여성 관련 활동경력이나 전문성을 갖췄다고 보기 어려운 인물을 장관 후보로 내정한 것에 상당한 우려를 표한다"고 할 정도로 조 내정자는 여성가족부에 맞는 활동이나 경력은 전혀 없는 인물입니다.

결국, 조윤선 내정자의 여성가족부 장관 내정은 전문성과는 떨어진 여성 대통령의 보여주기식 여성 장관 임명론에 불과한 박근혜 당선인 스타일의 인사라고 볼 수 있습니다.

'박근혜의 그림자가 여성가족부장관에 임명된 이유'

조윤선 내정자는 한마디로 대변인 전문 정치인입니다. 대변인은 말 그대로 '정치인의 입'이라는 뜻입니다. 그만큼 그녀는 권력자의 말을 대변하면서 그들의 심정을 잘 파악하고 그들의 비서와 같은 역할을 충실히 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녀는 2002년 16대 대선 당시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의 선거대책위원회 공동대변인을 맡으면서 정계에 입문했는데, 당시 조윤선 대변인 임명은 보수정당의 첫 여성 대변인으로 기록됐습니다.



▲네이버의 조윤선 인물 프로필,18대가 아닌 16대 대통령 선거 공동대변인으로 표기해야 옳다. 출처:네이버

16대 대선에서 새누리당 선대위 대변인으로 임명됐던 조윤선 내정자는 언론 출신이 맡던 대변인 관행에서 법조인 출신의 여성 대변인으로 임명됐지만, 빼어난(?) 외모와 친화력(?)으로 무리 없이 대변인 역할을 했다고 합니다. 한나라당은 조윤선 대변인의 성공(?)에 힘입어 비슷한 스타일의 나경원 전 의원을 대변인으로 임명했고, 2008년 총선을 앞두고 벌어진 나경원 대변인 사퇴로 다시 조윤선 대변인을 임명했었습니다.

조윤선 내정자는 대변인 임명과 동시에 18대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여의도에 입성했고 665일 동안 한나라당 대변인으로 665일을 지낸 최장수 대변인으로 기록되기도 했습니다.

조윤선 내정자는 한나라당 대변인에서 경선캠프 대변인으로 선대위 대변인으로 계속 활동하면서 '박근혜 그림자 수행' 역할을 잘 해냈다고 합니다. 그녀는 대선 과정에서 코디네이터가 없는 박근혜 후보의 옷차림부터 말투까지 코치하는 '스타일리스트' 역할을 하면서 박근혜 당선인으로부터 '눈도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단순히 스타일리스트 역할을 잘한 대변인이었다면 상관없지만, 박근혜 후보를 향한 지나친 충성심으로 일관한 대변인이기도 했습니다.



▲취재를 했다가 비상계단에 감금당했던 뉴스타파 제작진, 출처:뉴스타파.

뉴스타파 제작진은 2012년 11월 서울외신기자클럽에서 기자회견을 마치고 나오던 박근혜 후보에게 'MBC 김재철 사장 해임안 부결'에 대한 질문을 했다가 비상계단 바깥으로 밀쳐진 뒤 감금되다시피했습니다.

당시 박근혜 후보 뒷편에 있던 조윤선 대변인은 뉴스타파 취재진의 질문이 있자 앞으로 나와 "어디 언론사세요?"라고 물었고, 뉴스타파 제작진이 "뉴스타파입니다"라고 답변하자마자 새누리당 관계자들에 의해 뉴스타파 여성카메라 감독은 남성 당직자에게 끌려 가기도 했습니다.

뉴스타파 제작진을 피해 박근혜 후보가 엘리베이터를 타고 빠져 나가자, 조윤선 대변인은 한마디 합니다. "오늘 풀로 운영되는 거 모르셨나 봅니다. 죄송합니다"

조윤선 대변인이 박근혜 후보를 위해 대변인 역할을 잘한 것은 인정하지만, 결국 그녀의 활동으로 국민의 알 권리가 막혔다는 사실도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합니다.





▲ 임명된 장관 후보자들은 현안이나 정책에 관련한 기자 질문에는 대답을 피하기도 했다. 출처:오마이뉴스 ⓒ 인수위사진기자단

박근혜 당선인은 인사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임명하는 후보마다 병역,재산,세금 탈루,위장전입 등의 벽을 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박 당선인은 이런 상황이 계속되자 '공직 후보자를 불러 망신을 주는 식의 청문회','미국은 정책 중심 검증'을 한다는 딴소리를 하기도 했습니다.

만약 미국이었다면 박근혜 당선인이 임명하는 후보자는 청문회조차 가지 못합니다. 박근혜 당선인은 '정책'만 검증하자고 하는데, 정책이라고 물어보면 대답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는 후보자가 수두룩한 상황에서 어떻게 정책 검증을 할 수 있겠습니까?

조윤선 내정자는 조선일보와의 통화에서 "박 당선인이 최근 '내 정책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지 않으냐, 여성가족부는 다른 부처와 힘을 합하는 일이 많으니 '코디네이터(조정자)라고 생각하고 임해달라'고 했다"고 밝혔습니다. 정책을 잘 아는 내정자가 왜 기자의 질문에는 답변을 못했는지, 그리고 과연 정책만 알고 있다고 그것을 실행할 전문성이 없는데 가능할까요?



▲ 박근혜 후보가 아이를 향해 손을 뻗자 아이는 외면하지만, 조윤선 대변인은 환한게 웃고 있다.출처:뉴시스.

조윤선 내정자는 “어떤 정부, 어떤 대통령 당선인보다도 여성의 행복과 자아실현, 사회진출에 관해 지대한 관심과 애정을 갖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으로부터 여성가족부 장관 내정자로 지명된 것에 대해 무한한 영광으로 생각한다” 는 첫 소감을 밝혔습니다.

여성가족부는 조윤선 내정자 소식에 오히려 반긴다고 합니다. 그 이유는 '박근혜 그림자'로 어느 정도 축소된 여성가족부에 힘을 실어줄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입니다.

인수위 인물들이 차기 정부로 옮겨가는 것은 아니라고 했지만, 그동안의 관행처럼 인수위 멤버들이 자꾸 박근혜 정부에 임명되는 이유는 '알던 사람'이나 '아는 사람'만 '또 쓰기'식의 박근혜 당선인 인사정책이 그대로 나온 결과입니다.

진짜 정책검증을 하려고 해도 정책은 없고 힘과 권력 파워, 그리고 누가 자신의 사람인가만 존재하는 인사정책은 인사청문회를 통과해도 정부 조직 운영에서 큰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아내가 인사청문회를 보면서 저에게 했던 말입니다. "아니 박근혜 당선인은 그렇게 사람이 없어? 왜 저렇게 걸릴 사람만 뽑아?" '아이엠피터'가 박근혜 당선인에게 묻고 싶습니다. "그렇게도 사람이 없어, 당신의 그림자를 장관에 임명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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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3/02/18 [14:29]  최종편집: ⓒ 폭로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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