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잘 먹고 욕 잘하고 게으르고 싸움 잘하고 (...) 무죄한 놈 뺨치기와 빚값에 계집 빼앗기, 늙은 영감 덜미 잡기, 아이 밴 아낙네 배 차기, 우물 밑에 똥 누기, (...) 수절 과부 겁탈하기, 통혼에 방해하기, 만경창파에 배 밑 뚫기, 목욕하는 데 흙 뿌리기, 담 붙은 놈 코침 주기, 눈 앓는 놈 고춧가루 넣기, 이 앓는 놈 뺨치기, 남의 제사에 닭 울리기, 한길에 구멍 파기, 비오는 날 장독 열기라.”
온갖 나쁜 짓이란 도맡아 해오던 동네 망나니가 어느 날 오른쪽 어깨에 ‘차카게 살자’는 문신을 하고 “이제부터 난 좋은 일도 하겠다”고 선언하면 동네 사람들은 어떤 반응을 보여야 할까? “드디어 저 놈이 개과천선 했다”고 반가워해야 할까? “저 놈이 무슨 꿍꿍이 속으로 저러는지 모르겠다”고 의심부터 해야 할까?
여전히 거침없이 나쁜 짓을 멈추지 않고 저러면 “지 놈 지금까지 해 온 짓을 가리려고 저런다”거나, “좋은 일을 다른 사람이 하면 저는 빼도 박도 못하고 나쁜 놈이 될 처지여서 재빨리 선수치고 나서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게 상식적일 것이다.
그렇다면 가만히 놓아두어도 될 일은 저 놈이 나서서 오히려 훼방 놓거나, 어떤 놈을 더 나쁜 놈으로 만들어 저는 슬쩍 그나마 ‘덜 나쁜 놈’ 코스프레 하려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 것이다.
그래도 좋은 일 하겠다고 나서는 놈에게 “너 하지 말라”고 말릴 수도 없는 노릇이니 참 딱한 형편이긴 하다.
▲ 세월호 특별수사단 단장에 임명된 임관혁 검사(진실의길) © 폭로닷컴/신안신문편집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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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참사 검찰특별수사단 단장을 맡은 임관혁 검사의 얼굴이 눈에 익다.
곰곰 기억을 더듬어보니 한명숙 전 총리를 엮은 한만호 사건 주임검사다. 1심 무죄 판결 나왔을 때 그의 똥씹은 표정이 떠오른다. 내가 보기에 한 총리 수사 및 기소는 명백히 하명수사 혹은 기획수사 혹은 상납수사였고 임 검사는 중수부 혹은 특수부 소속으로 죄 없는 한 전 총리를 죄인으로 만드는 일에 앞장섰을 것이다.
그리고 2심에서 정형식 판사 덕분에 결국 성공했다.
세월호 참사 수사는 없는 죄를 만들어 낼 필요도 없이 있는 진상만 그대로 드러내야 할 텐데 걱정이다. 없는 죄를 있게 만드는 실력이라면 있는 죄를 덮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 아닌가.
더구나 임 검사는 조국 교수 가족에 대한 가혹수사를 진두지휘하고 있다고 자인하는 윤석열 검찰청장과 한 몸이다.
이번 임 검사의 특별수사단이 철저히 들여다봐야 할, 부실수사단이란 오명을 받고 있는 이전 특별수사단과도 한 몸이다. 검사동일체이니.
참, 글 앞에 인용한 것은 놀부의 악행들인데 현대에 와서는 ‘스폰서 데리고 룸쌀롱 가서 오입하기’ ‘전관예우 주고 받기’가 꼭 들어가야 할 것 같다. ‘무죄한 놈 뺨치기’는 옛날에도 있었던 모양이다.
/기사 원문: 진실의길
http://poweroftruth.net/column/mainView.php?kcat=2010&uid=328&table=gs_k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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