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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창중 ‘윤봉길 의사’ 욕보이지 말고 관둬라
[정운현 칼럼] ‘국민대통합’ 외친 박근혜의 첫 인사, 참 고약하다
 
정운현기자 기사입력  2012/12/26 [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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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말에 ‘인사(人事)가 만사(萬事)’라고 했다. 인사의 중요성을 강조한 말이리라. MB 정부 들어 ‘고소영’ ‘S라인’ 등을 익히 봐온 터여서 이제 우리국민들은 이 말의 뜻을 절감하고 있다.
어제 성탄전야, 박근혜 당선자 측은 비서실장과 수석대변인, 대변인 인선을 발표했다. 절차상 당연한 수순이건만 그 중 한 사람을 두고 언론계와 야당이 발칵 뒤집혔다. 수석 대변인에 임명된 윤창중(56) 씨를 두고서다. 마치 벌집을 쑤셔놓은 형국이다.

 윤창중 수석부대변인이 25일 오후 여의도 새누리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사진-오마이뉴스)

윤 씨는 언론인 출신으로, 이번 대선 기간에는 개인 블로그 ‘윤창중 칼럼세상’을 통해 정치칼럼을 써왔다. 문제는 그의 글 내용이다. 그는 글과 방송에서 야권을 향해 ‘독설’ 차원을 넘어 막말과 흉폭한 언사를 남발해 비난을 사온 인물이다.
정식 매체의 스트레이트 기사가 아닌, 개인 블로그의 칼럼이라면 어느 정도 분방한 견해 표명은 용인되는 것이 요즘 우리 사회의 분위기다. 게다가 그는 명색이 중앙 일간지 정치부장과 논설위원 출신으로 나름으로 절제된 언사와 입장 표명이 기대됐던 인물이다.
그러나 그가 쏟아낸 글과 말은 거의 ‘망나니 칼춤’과도 같은 것이었다는 것이 언론계의 중평이다. 비판 수위의 높낮이와 용어 선정에서 그는 절제는커녕 언론인의 금도를 넘었다. 그의 말과 글은 비평이 아니라 저주에 가까운 악담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몇 사례를 들어보면, 그는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를 지지한 정운찬 전 총리와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 등을 일컬어 ‘정치적 창녀’라고 싸잡아 비판했다. 따지고 보면 이 말은 정치권과 언론계를 넘나들며 권력에 줄을 댄 그 자신이야말로 ‘정치적 창녀’가 아닐까 싶다.
또 문재인 후보를 도운 조국 서울대 교수에 대해 그는 “지성의 탈을 쓴 더러운 강아지”라고,  박지원 전 민주당 원내대표를 두고는 ‘매국노’라고 했다. 그렇다면 박근혜 후보를 도운 이상돈 중앙대 교수도 깨끗한 송아지이고, 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애국자라도 된단 말인가?  
대선 기간 중에 <조선TV> 등 종편에 단골로 자주 출연했던 그는 안철수 전 후보를 “콘텐츠 없는 약장수”라고 비하하는가 하면 야권단일화를 두고는 “권력을 잡기 위해 수단을 가리지 않는 한 편의 막장 드라마”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대선 직전 새누리당과 선진당의 합당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언급하지 않았다.
그런 그가 오늘 오후 새누리당당사에 나와 기자들 앞에 섰다. 그리고는 일성으로 “저로 인해서, 제가 쓴 글과 방송에 의해서, 마음의 상처를 입은 많은 분들에게 깊이깊이 송구스러운 마음을 가지고 있다”며 고개를 숙였다고 한다. ‘네 죄를 네가 알렸다’고 미처 따지기도 전에 스스로 자신의 ‘죄’를 알고 자복한 셈이다.
그간 편파적인 글을 써왔다는 지적에 대해 그는 구구한 변명을 늘어놓은 후 “이제 언론인 윤창중에서 벗어나 박 당선인의 국정철학과 앞으로의 대한민국 국가 청사진을 제시하는 위치에서는 달라질 것”이라면서 “국민 대통합을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고 한다.
대변인직 수락 배경을 두고 그는 “(박 당선자와) 개인적 인연은 전혀 없다. 제가 제안을 받았을 때 저 자신 충격이었고 전광석화(電光石火)처럼 이뤄졌다”면서 “그러나 박 당선인의 첫 번째 인사를 거절했을 경우 박 당선인의 인선 구상이 잘못될 수도 있고, 그러면 새 정부가 바로 서기 어렵지 않겠느냐는 나름의 애국심과 국가관을 갖고 개인의 생각을 접었다”고 설명했다고 한다.

 1932년 중국 상해 '홍구공원 거사'의 주인공 윤봉길 의사의 순국 직전 모습
 
참으로 가관(可觀)인 것은 그 다음 이어진 그의 ‘궤변’이다.

“윤봉길 의사가 제 문중의 할아버지인데 ‘만약 윤봉길 의사가 대한민국 정부 수립 시 첫 번째 인선 제안을 받았다면 과연 거절했을까’ 생각해 봤는데 거절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것 역시 애국심 때문에 거절하지 못했을 것이고, 저 또한 그런 (애국심의) 판단으로 (수석대변인 제안에) 응한 것이다.”
우연하게도 지난 대선일(19일)은 윤 의사의 순국 80주기였다. 윤 의사가 그의 집안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삼류 언론인’으로 비난받고 있는 그가 순국선열의 상징과도 같은 윤 의사를 거론한 건 그 자체로 윤 의사에 대한 모욕이 아닐까 싶다.
우선 24세의 꽃다운 나이에 이국땅에서 순국한 윤 의사를 가상(假想)해서 빗대 ‘자리 제안’ 운운한 것은 참으로 가당치도 않다. 설사 윤 의사가 그 때 목숨을 건졌다고 쳐도 해방된 조국에서 윤 씨처럼 냉큼 고관대작을 맡았을지도 의문스럽다. 대한민국 수립 후 애국지사들 가운데 고관대작을 맡은 분들의 수를 생각해보면 그렇다는 얘기다. 

 지난 21일 종편 <채널A>에 출연해 인수위 참여를 강하게 부인한 윤창중 씨

그는 지난 21일 종편 <채널A>의 ‘박종진의 쾌도난마’에 출연했을 때 사회자가 인수위 참여 가능성을 두고 “한 자리 하시는 것 아닙니까?”라고 묻자 “그런 말은 제 영혼에 대한 모독이다. 그렇게 말씀하시면요! 윤봉길 의사 보고 이제 독립됐으니까 문화관광부 장관 하라는 말과 같은 겁니다.”라며 강하게 부인한 바 있다. 그래놓고선 불과 3일만에 말을 바꿨다.       
글을 맺으면서 한 마디 하자면, 윤 씨가 과연 이 파문을 견뎌낼 수 있을까? 필자가 생각으로는 아무래도 어렵지 싶다. 선거 기간 내내 ‘국민대통합’을 목청 높여 외쳤던 박근혜 당선자가 이런 인물을 측근으로 기용해 놓고서 야당과 언론, 국민들에게 국민대통합을 호소할 수 있을까? 윤 씨는 더 이상 망신당하지 말고 이제라도 그만두는 것이 옳지 싶다.   
박근혜 당선자가 인복(人福)이 없는 건지, 아니면 사람 보는 눈이 없는 건지 몰라도 참으로 딱한 노릇이다. 첫 인사 치고는 참으로 “고약한 인사”라는 야당의 비판이 예사로 들리지 않는다. 그래서 다가올 앞날이 이래저래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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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2/12/26 [12:25]  최종편집: ⓒ pokr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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