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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중동엔 ‘일본 비판’만 있고 ‘MB 비판’은 없다
[뉴스브리핑] MB 독도 방문은 ‘깜짝쇼’ … 애국심 ‘과잉 표출’은 문제없나
 
편집국 기사입력  2012/08/14 [06:18]
■ 경향 한겨레, MB 독도방문 분쟁지역화 역풍 우려
■ 조중동, 일본 정부 및 극우파 ‘반한감정’에만 초점
■ 즉흥적 조치에 대한 외교적 손실 지적하는 언론 거의 없어

오늘 아침신문들의 화두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런던올림픽’ 폐막과 ‘MB의 독도방문’ 후폭풍. 전자의 경우 신문들의 논점이나 평가는 크게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후자 -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방문 후폭풍을 전하는 언론보도는 무게중심과 평가를 두고 신문마다 뚜렷한 노선차이를 보입니다. 오늘 뉴스브리핑은 ‘MB의 독도방문 후폭풍’에 대한 신문들의 서로 다른 풍경을 다루고자 합니다. 

경향 한겨레, MB독도 방문 외교적 역풍 - MB책임론에 초점

먼저 경향과 한겨레는 이명박 대통령의 전격적인 독도방문 이후 외교적 역풍이 거세지고 있는 상황을 주목했습니다. 그리고 그 역풍에 대한 책임이 기본적으로 이명박 대통령과 정부에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일본 정부와 우익단체가 보이고 있는 적반하장은 눈에 보이지 않냐구요?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경향과 한겨레 역시 독도 문제에 대한 일본 정부의 태도나 입장에 대해선 비판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고유 영토인 독도에 대한 일본의 공세적 대응은 과거 제국주의 침략을 정당화하고 독도 문제를 국제분쟁화하려는 의도여서 불쾌하기 짝이 없다” (한겨레 8월13일자 사설)

“대한민국 대통령이 대한민국 영토를 방문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다른 나라가 문제삼을 일은 더더욱 아니다” (경향신문 8월11일자 사설)

주의 깊게 들여다봐야 할 것은 이 대통령이 왜 이 시점에, 그것도 갑작스럽게 독도를 방문했느냐를 살펴보는 것 아니겠습니까. 독도를 둘러싼 한일 간의 갈등이 이미 오래전부터 진행돼 온 점을 감안하면 대통령의 독도 방문이 불러올 ‘정치-외교적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한겨레가 오늘자(13일) 사설에서 지적한 것처럼 “일본의 강경대응은 이미 예고된 것”이었던 만큼 “일본의 대응을 고려한 치밀한 전략전술이 우리 정부에 마련돼” 있어야 한다는 얘기죠.

MB의 독도방문, 점점 명확해지는 ‘MB의 깜짝쇼’

하지만 이명박 대통령과 정부는 치밀한 전략전술 없이 즉흥적으로 독도를 방문한 것 같습니다. 경향과 한겨레가 MB에 대해 ‘날 선’ 비판을 가한 것도 이 때문입니다. 일단 그 비판을 한번 들어보시죠.

“이런 논란 자체가 우리한테는 득이 될 게 없다. 그것이 바로 일본의 노림수이기도 하다. ‘무대응이 상책이다’ ‘일본이야 떠들든 말든 신경 쓰지 않으면 그만이다’는 따위는 전략이랄 것도 없다. 정부의 대비책이 그 정도 수준이라면 이 대통령의 독도 방문은 긁어 부스럼 만들기에 불과할 뿐이다.” (한겨레 8월13일자 사설)

“과거사를 반성할 줄 모르는 일본 태도에 경종을 울리기 위해서라면 굳이 대통령이 아니라 외교장관, 국방장관, 국무총리, 여당 대표 등을 보낼 수도 있었다. 하지만 모든 과정을 생략하고 대통령이 직접 가지 않으면 안될 긴박한 사정이 있었는지는 의문이다” (경향신문 8월13일자 2면 기사)

한마디로 대통령이 독도 방문을 전격적으로 할 정도로 시급성이 필요하지 않았고, 방식이 외교적 전략에서 봤을 때도 그렇게 큰 의미를 두기 어렵다는 지적입니다. 외교적으로 득이 될 게 전혀 없는 MB의 독도방문을 두고 ‘깜짝쇼’라는 비판이 제기되는 이유입니다.

혹자는 ‘8·15 경축사’에 이 대통령이 새로운 대일메시지를 던지려는 의도가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기도 합니다. 하지만 오늘자(13일) 한겨레에 따르면 그럴 가능성은 희박한 것 같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올해 8·15 경축사에서 한-일 관계와 관련한 새로운 메시지나 제안을 담지 않을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입니다. 한겨레 1면 보도 일부를 인용합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12일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독도 방문과 관련된 대일 메시지가 8·15 경축사에 포함되느냐’는 질문에 “독도와 광복절 경축사를 연결짓지 말라”고 말했다. 이 고위관계자는 “경축사에는 기존의 태도에서 벗어나 특별한 제안이나 메시지는 없을 것”이라며 “앞으로 한-일 관계에서 이 대통령의 독도 방문은 없었던 것처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독도 방문과 관련해 추가로 외교적 메시지를 던질 계획이 없다는 것이다.”

청와대 고위관계자의 이 같은 입장은 MB의 독도방문이 ‘깜짝쇼’에 불과하다는 것을 점점 명확히 드러내주고 있습니다. 정권말 레임덕 가중으로 궁지에 몰린 MB입장에선 나름 돌파구가 됐을지 몰라도 정부 입장에선 “대통령의 독도 방문이라는 중요한 외교적 카드가 ‘일회성 깜짝쇼’로 허비”(한겨레 1면)된 셈입니다. MB의 독도방문이 비판을 받는 이유입니다.

조중동엔 ‘일본비판’만 있고 ‘MB비판’은 없다

그런데 오늘자(13일) 조중동엔 일본정부에 대한 비판만 있고 MB의 즉흥적 조치에 대한 비판은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불과 한달여 전까지만 해도 국민적 반발을 무릅쓰고 군사정보보호협정을 맺으려 할 정도로 한·일 관계를 중시했다가 느닷없이 일본이 가장 꺼리는 독도 방문 카드를 꺼낸”(경향신문 8월11일자 사설) MB정부의 극단적 외교조치에 대해선 한마디 할 법도 한데 마치 약속이나 한 듯이 입을 다물고 있습니다.

특히 조선일보는 MB의 즉흥적 독도방문이 외교적 후폭풍을 몰고 오고 있는데도 이것은 모른 척 하면서 의연하게 후폭풍에 대처해야 함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MB의 즉흥적 독도방문 만큼이나 어이없는 사설입니다. 한번 보시죠.


“독도는 한국이 지배하고 있는 만큼 한일 간 외교 마찰을 불필요하게 키울 필요는 없다. 정부는 국제사법재판소 제소 같은 일본의 노림수에 넘어가지 않도록 냉정하게 대응하면서도 국제사회에 독도에 대한 올바른 인식이 확산되도록 치밀한 전략을 세워야 한다.” (조선일보 8월13일자 사설)

이명박 대통령 때문에 독도를 둘러싼 불필요한 외교마찰이 커졌고, 치밀한 외교전략 없는 대통령의 즉흥적 조치로 한일 간 갈등이 급상승하고 있는데 조선일보는 이제 ‘치밀한 전략’을 세우라고 충고합니다. 한심한 정부와 한심한 언론입니다.

사실 ‘MB의 독도방문’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선 조선일보 뿐만 아니라 방송3사를 포함, 다른 언론들도 비판받을 점이 많습니다. MB정부가 국내 정치적 상황에 따라 독도 문제를 이용한 측면이 많은 데다 일본과의 관계 악화로 인해 사실상 MB의 동북아 외교(중국-일본-북한 외교)가 총체적 실패로 끝났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지만 이와 관련한 분석기사나 평가는 거의 전무하기 때문입니다. MB정부가 했던 것처럼 일본 정부와 우익단체에 대한 적개심을 불러일으키는 기사만 양산되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독도 문제만 나오면 과잉 표출되는 애국 … 문제없나

그런 점에서 저는 박종우 선수가 펼친 ‘독도 세리머니’에 대해 반성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경향신문의 오늘자(13일) 1면 기사를 한번 읽어볼 권을 권하고 싶습니다. 저 역시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조치가 과도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독도 문제만 나오면 이상하리만큼 과도하게 표출되는 우리의 애국에는 정말 문제가 없는 건가 - 이런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다. 일부를 인용합니다.

“이 사건을 계기로 국내에서는 왜 이런 문제가 발생했는지 되돌아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IOC의 대응이 적절한지, 그리고 올림픽이 가진 정치적 성격에 대한 논의는 차치하더라도, 독도 문제만 나오면 과도하게 표출되는 애국주의에 대해서도 성찰해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이번의 경우,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인 이 대통령의 독도 방문 사실이 현지에 전해지면서 이런 분위기를 더욱 북돋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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