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속보도]
서영광농협, 제분 설비 고철행 뒤 건조저장시설 개보수 혈세 요청 논란
-수익성 없다 핑계로 돈 안 되는 설비는 고철로 팔고 돈 되는 DSC 시설에는 대규모 보조금 신청
-보조금 투입 제분 설비 가동 중단한 뒤 고철로 매각해 지역 생산 보리 가공하지 못하는 구조 고착화된 현실
-보조금은 ‘한 번 쓰고 끝나는 돈’이 아니라, 사업 성과와 관리 책임을 전제로 한 공적 재원
-설비 노후화 핑계로 농민 앞세운 보조금 요구...책임 운영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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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영광농협, 제분 설비 고철행 뒤 건조저장시설 개보수 혈세 요청 논란 © 영광뉴스 신안신문 편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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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남도와 영광군 보조금으로 설치된 제분 설비를 ‘수익성이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고철로 매각해 논란을 불러온 서영광농협이, 이번에는 벼·보리 산물수매 건조저장시설(DSC) 개보수를 위해 수억 원 규모의 보조금을 요청한 사실이 확인됐다.
보조금으로 조성된 설비는 수익성이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처분하고, 시설 노후화를 내세워 다시 공적 재정 지원을 요구하는 방식이 반복되고 있다는 점에서 비판이 커지고 있다.
고철로 사라진 제분 설비…이번엔 “노후화” 이유로 개보수 요구
서영광농협은 2026년 상반기를 목표로 벼·보리 겸용 산물수매 건조저장시설(DSC) 개보수 사업을 건의했다.
집진라인, 건조라인, 배출라인 등 핵심 설비 전반을 손보는 내용으로, 총사업비는 약 7억 원 규모다. 이 가운데 도비 40%(2억8천만 원), 군비 30%(2억1천만 원), 자부담 30%(2억1천만 원)으로 구성돼 있다.
농협 측은 “전국 유일 보리·모싯잎 산업특구인 영광군의 지속가능한 보리 산업 유지를 위해 불가피하다”며, 노후화로 인해 벼와 보리 산물수매 모두 한계에 직면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앞서 서영광농협은 전남도와 영광군 보조금이 투입된 제분 설비에 대해 수익성이 맞지 않는다는 판단을 내리고 가동을 중단한 뒤 고철로 매각했다.
지역 보리를 지역에서 가공하겠다는 취지로 설치된 설비는 사라졌고, 그 공백은 지역 농업 구조 전반에 그대로 전가됐다.
“수익은 배당, 책임은 세금?” 반복되는 보조금 의존 구조
문제의 핵심은 ‘노후화’ 그 자체가 아니라, 그 책임을 누가 지냐다.
서영광농협 DSC는 벼·보리 산물수매 겸용 시설로 활용돼 왔으며, 실제로 영광군 전체 보리 매입량의 약 37%, 벼 매입량의 약 38%를 차지할 정도로 핵심적 역할을 해왔다.
일정 수준의 수익이 발생해 왔다는 점에서, 시설 유지·보수와 장기적 관리 책임 역시 농협에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럼에도 농협은 시설이 노후화되자 “한계에 직면했다”며 다시 대규모 보조금 지원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제분 설비는 수익성이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고철로 처분했다. 이 같은 대비는 공적 재원에 대한 책임 있는 운영과는 거리가 멀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보조금은 ‘보험’이 아니다
보조금은 경영 실패를 보전해주는 보험이 아니다.
특히 농협과 같은 준공공적 성격의 조직은 수익이 발생하는 동안 시설 투자와 유지 관리에 대한 책임을 함께 져야 한다.
수익은 배당으로 나누고, 관리 부실의 결과는 “노후화”라는 말로 덮은 채 다시 지자체에 재정 지원을 요구하는 구조가 반복된다면, 이는 보조금 취지 자체를 훼손하는 행태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더구나 제분 설비 사례처럼, 보조금으로 취득한 자산을 고철로 매각하는 과정에서 행정 승인·보고·정산 절차가 적절히 이행됐는지조차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또다시 대규모 지원을 요구하는 것은 행정과 군민 모두에게 부담을 전가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군민·조합원 불만 확산…책임론 고조
이번 사안이 알려지면서 지역 사회의 불만도 확산되고 있다.
군민들 사이에서는 “보조금으로 만든 설비는 수익성이 없다는 이유로 고철로 팔아넘기고, 시설 노후화를 앞세워 다시 세금 지원을 요구하는 것이 과연 상식적인가”라는 비판이 나온다.
지역에서 생산된 보리를 지역에서 가공하지 못하는 구조가 고착화된 현실에 대해, 농협과 행정 모두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는 지적도 잇따른다.
불만은 농협 내부로도 번지고 있다. 서영광농협 조합원들 사이에서는 제분 설비 처분과 DSC 개보수 요청을 둘러싸고 경영 판단과 책임 소재를 묻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 조합원은 “이 모든 사안이 특정 인물이 한 자리에서 너무 오랫동안 업무를 맡아오면서 발생한 구조적 문제”라며, 책임 있는 인사·조직 쇄신이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행정의 역할은 어디까지였나
이번 DSC 개보수 건의는 단순한 시설 개선 요청을 넘어, 보조금으로 설치된 설비의 사후 관리와 수익 구조, 노후화에 이르는 과정 전반에 대해 행정의 관리·감독 책임을 묻는 사안이다.
“노후화됐으니 지원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반복되는 동안, 행정의 점검과 통제가 제대로 작동했는지에 대한 질문도 함께 제기된다.
보조금은 ‘한 번 쓰고 끝나는 돈’이 아니라, 사업 성과와 관리 책임을 전제로 한 공적 재원이다.
서영광농협을 둘러싼 이번 논란은 보조금 집행과 관리 체계 전반을 다시 점검해야 할 필요성을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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